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 정부에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실 설치 등을 약속했지만,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28일 '사도 광산 조선인 노동자 전시는 불필요해'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며 정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신문은 이 사설에서 "등재 과정에서 화근이 될 만한 결정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 등에 대한 양국 정부 간 합의 내용을 문제 삼았다.
세계유산 등재 결정을 앞두고 일본 정부는 "전체 역사가 반영돼야 한다"는 요구를 해온 한국 정부와 협상을 벌여 사도 광산에서 2㎞ 정도 떨어진 향토박물관내 조선인 노동자 전시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사도 광산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 및 시설을 강화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신문은 "사도 광산 전시에 한국의 관여를 허용하겠다는 말이냐"며 "그렇다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시기를 에도시대 중심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등재를 신청했던 만큼 전쟁 시기는 원래 전시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강제노동 문구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현지에 상설 전시를 하고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1천500명인 것과 노동환경이 가혹했다는 점을 소개하는 방안 등을 타진해 한국이 최종적으로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가노 다케히로 주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전날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모든 관련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이와 관련된 일본의 약속을 명심할 것"이라면서도 '강제노동'이라는 표현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한 우리 정부 측 설명과 다소 결이 다른 내용이다.
앞서 외교부 당국자는 "강제성 표현 문제는 2015년에 정리됐다"며 "당시 합의는 그대로 있는 것이고, 일본이 그것을 포함해 모든 약속을 인정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른 고위 당국자도 "'명심' 표현에 과거 약속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라며 "강제성 문제는 우리가 챙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확인(confirm)만 하면 되는 것이고 더 나은 이행 조치를 챙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강제노동' 표현을 전시에서 빼기로 양국이 사전 합의했다는 일본 매체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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