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이어 MS도 어닝 쇼크…AI 투자 한계 우려에 시간외 급락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7-31 08:12   수정 2024-07-31 09:36



미국 뉴욕 증시가 지난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어닝 쇼크 이후 나타난 대형 기술기업 실적에 대한 경계감으로 하락을 이어갔다.

현지시간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 내린 5,36.44포인트, 나스닥은 1.28% 하락한 1만 7,147.42선까지 밀렸다. 반면 금융, 제조업 등이 포진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 오른 4만 743.33으로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시장은 미 동부시가 기준 오후 1시쯤 일본 닛케이 아시아가 전한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이로 인한 엔 캐리 트레이드의 여파를 우려한 매도세까지 더해져 낙폭을 키웠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국제 금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32% 오른 2,409.3달러, 달러인덱스는 0.04% 내린 104.52를 기록했다.

●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기대 빗나갔다…고비 찾아온 AI 투자

클라우드 부문에서 업계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늘 장 마감 직후 2024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주 알파벳이 매 분기 120억 달러 이상의 클라우드 부문 투자와 이로 인한 3분기 마진 하락을 예고한 가운데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실적 둔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마감 직후 거래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때 7% 넘게 급락하다 오후 7시쯤 3%대로 낙폭을 줄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4 회계연도 4분기 매출액은 647억 7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5% 늘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2달러 95세트로 월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그러나 핵심 사업부문인 인텔리전스 클라우드는 지난 분기 285억 2천만 달러로 월가에서 예상하던 매출과 비교해 1억 4천만 달러나 적은 수치를 공개했다.

지난 분기 애저(Azure) 클라우드, 윈도우즈 등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29% 늘어, 회계연도 3분기 성장률인 31%이자 월가 예상치인 31% 성장률보다 낮았다. 인공지능(AI) 사업을 통한 매출 증가율만 떼어보면 전분기보다 1% 증가한 8% 성장으로 집계되는데, 딥워터 자산관리 등은 막대한 투자에 비해 적은 성과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나머지 사업부문 가운데 오피스365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생산성·비즈니스 프로세스 매출은 203억 2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늘었고, 스트릿 어카운트 컨센서스 201억 3천만 달러를 상회했다. 개인용 컴퓨팅 부문은 159억 9천만 달러로 1년 만에 14% 성장했다. 지난해 10월 인수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로 인해 엑스박스 게임 부문 매출은 61% 고성장했다.

앞서 실적을 내놓은 알파벳과 마찬가지로 마이크로소프트도 생성형 인공지능을 위해 엔비디아의 제품을 이용한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과 앤트로픽, 오픈AI 등과 파트너십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에이미 후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애저 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가용 용량보다 여전히 높다"며 추가 투자 필요성을 언급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발표 이후 대규모 언어모델과 크라우드 등에 투자해온 메타, 업계 1위인 아마존도 현재 시간외에서 3% 동반 하락하는 등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조정이 장기화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7% 넘게 하락해 주당 103달러선까지 밀렸고, 반도체 대표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88%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 미 연준 7월 동결은 확실시…성명서·파월 신호에 촉각

미 연준은 오늘과 내일(31일) 이틀에 걸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월가는 지난 6월 소비자물가지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하락으로 연준이 7월 마지막 동결을 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시장에 뚜렷한 인하 신호를 전달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 비둘기파조차 7월 인하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매파 인사들이 깜짝 역할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며 이달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마이클 페롤리 수석은 이번 회의에서 주목할 부분은 성명서로 보고 '인플레이션 2%를 향해 지속가능하게 움직인다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라는 문구의 수정 여부에 주목했다. 연준이 '2%를 향한 완만한 진전'이라는 단서를 달아둔 부분의 변경에 따라 9월 인하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바클레이스는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강력한 신호를 내기보다 통화 정책의 제한적인 효과를 강조하는데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은 가이던스를 수정하더라도 시점을 숨길 가능성이 있고, 물가지표와 고용지표를 추가로 확인한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인하 여부를 분명히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제공하는 페드워치(FedWatch)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9월, 11월, 12월 세 차례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지표는 시장 기대보다는 좋지 않았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6월 구인이직 건수는 818만 4천건으로 지난 5월 823만 건보다 감소했지만, 월가 예상인 800만 건을 상회했다. 이 여파로 지표 발표 전 하락하던 국채금리가 장중 2bp 안팎 오르기도 했다. 구인율은 4.9%로 전월과 동일했는데, 지난해에 비해 고용시장의 완만한 둔화가 이어지는 경로는 달라지지 않았다.

컨퍼런스보드가 집계한 소비자신뢰지수는 100.3으로 지난 6월 97.8에서 소폭 반등했지만 현재상황 지수는 133.6으로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경기 둔화 우려는 덜어냈지만, 물가와 금리로 인한 소비자들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소비재, 유통 관련 기업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 비싸서 안 마시고, 안 쓴다…기대 못 맞춘 P&G, 스타벅스

스타벅스는 장 마감 이후 공개한 2024 회계연도 3분기 매출액 91억 1천만 달러로 시장 예상 92억 4천만 달러보다 낮은 실적을 공개했다. 조정 주당순익은 93센트로 예상에 부합했다. 중국에서 루싱 커피 등의 성장으로 동일 매장 매출이 14%나 줄었고, 미국 매장도 트래픽이 6% 두 분기 연속 줄었다. 나라심한 최고경영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되돌리기 위해 세 가지 실행 계획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프록터앤겜블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인한 세제, 화장품, 기저귀 등 가격 전가 효과가 둔화하면서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 분기 매출액은 205억 3천만 달러로 시장 예상보다 2억 달러 가량 부진한 수치를 공개했고, 2025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치도 시장 예상과 비슷한 6.91달러~7.05달러를 제시하는 데 그쳤다.

페이팔은 애플, 어펌 등 간편결제 경쟁자들에게 밀려나던 사업 재정비가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분기 매출은 78억 9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9% 늘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1.19달러로 예상치 96센트를 상회했다. 또한 연간 주당순이익은 성장률은 지난 분기 5~9%보다 높은 10~15%로 제시하면서 장중 9% 가까이 급등했다.

AI 수혜주로 불리던 특수 유리가공회사 코닝은 가이던스에 맞지 않는 실적을 공개해 6.9% 내렸고, 머크는 연간 조정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여파로 9.8% 급락했다. 반면 젯블루는 뉴욕과 플로리다 등 일부 노선을 뺀 구조조정과 에어버스A321네오 인도 연기 등 비용 절감 효과로 12%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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