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가 31일(현지시간) 급반등하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12.81% 급등한 117.02달러(16만3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7% 넘게 떨어지며 두 달여만에 최저 수준인 103달러대까지 하락했는데, 하루 만에 120달러선 가까이로 껑충 뛰어올랐다.
2조5천510억달러까지 줄어들었던 시가총액도 3천270억 달러(448조원)가 불어난 2조8천780억달러까지 상승하며 3조 달러 재진입을 노리게 됐다.
이날 급반등은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 조제프 무어 분석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엔비디아 종목을 고객들을 위한 '최고 선호주'(Top Pick) 리스트에 추가했다.
무어 분석가는 "최근의 주가 하락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진입 시점을 제시하고 있다"며 분석했다. 목표 주가는 144달러를 유지했다.
이어 "시장이 기업의 대형 인프라에 대한 자본 지출 계획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며 "그럼에도 멀티모달 생성 AI 개발에 자원을 계속 투입하려는 분명한 욕구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에 대한 자본 지출을 늘려가면서 시장에서는 확대되는 지출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왔는데, 이런 우려가 과도하다는 의미로 보인다.
기업들이 AI 인프라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 엔비디아가 수혜를 입게 된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글에 이어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본 지출이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AI 칩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4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자본 지출이 증가했다는 발표에 시장에서는 계속되는 지출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컸다.
그러나 구글에 이어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AI 붐을 주도하고 있는 MS의 자본 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의 우려는 한 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MS의 2분기(4∼6월) 금융 리스(finance lease·리스회사가 이용자를 위해 원하는 자산을 구입하고 이를 이용자에게 대여하는 금융 상품)를 포함한 자본 지출은 1년 전보다 77.6% 증가한 190억 달러를 기록했다.
MS는 "클라우드와 AI 관련 비용이 전체 자본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는 올해(2024 회계연도)보다 내년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AI 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전날 미 반도체 기업 AMD의 실적으로도 확인됐다.
AMD는 지난 2분기 AI 칩 매출이 처음 1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에 칩의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 40억 달러에서 45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AMD 주가도 4.36% 올랐고, 브로드컴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는 11.96%와 7.29% 각각 급등했다.
퀄컴과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주가도 8.39%와 7.08% 오르는 등 전날 맥을 추지 못했던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였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전날보다 3.88% 하락에서 이날에는 7.01%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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