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유명인의 행방이 잇달아 묘연해지면서 러시아와 서방의 죄수 교환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언론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AFP 통신은 반역죄 등으로 25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러시아 반정부 인사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의 변호사들은 현재 그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라-무르자를 변호하는 바딤 프로호로프는 전날부터 이틀 연속으로 그를 면회하려고 교도소 병원을 찾아갔지만 연거푸 거절당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연방교정국(FSIN)에 문의한 결과 그가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송된 것을 확인했지만 새로 옮긴 장소는 함구했다.
러시아·영국 이중국적자인 카라-무르자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야권 정치인 보리스 넴초프의 측근이자 언론인으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을 비판했다가 지난해 4월 25년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 중독으로 쓰러져 신경계가 크게 손상된 탓에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달 초 검진을 위해 교도소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시베리아 교도소에서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처럼 감옥에서 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카라-무르자의 '실종'으로 오히려 석방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AFP 통신은 최근 며칠간 외국인을 포함해 러시아에 장기 복역 중인 여러 유명 수감자의 소재가 불분명해지면서 러시아와 서방의 죄수 교환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미국 해병대 출신 폴 휠런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그의 변호사 올가 카를로바가 인테르팍스 통신에 밝혔다.
로이터 통신 역시 이런 상황을 두고 러시아와 서방의 수감자 교환이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자 러시아와 미국이 수감자 교환을 추진할 길이 열렸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7일 러시아와 미국의 정보 당국이 수감자 교환 문제로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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