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수사하는 검찰이 본사와 모회사 큐텐그룹의 구영배 대표이사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 돌입하면서 큐텐그룹 등에 대한 계좌추적에도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구 대표 등에게 1조원 대 사기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전날 법원에서 큐텐 코리아와 티몬, 위메프 등 사무실 7곳과 구영배 큐텐 대표 등 경영진의 주거지 3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과 함께 사건 관련 법인과 경영진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도 함께 발부 받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 큐텐 자금 흐름에서 불법 정황이 발견됐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관련 자료를 넘겼다.
검찰은 계좌 추적 자료와 금감원 자료 등을 함께 비교 분석하면서 판매 대금의 행방 등을 추적할 방침이다.
특히 티몬과 위메프의 자금이 어떻게 관리됐는지, 판매 대금이 큐텐 그룹 계열사의 인수·합병 자금으로 무리하게 동원됐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티몬과 위메프 자금 400억원을 '위시' 인수 대금으로 썼다"며 "이 중에는 판매 대금도 포함돼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다만 이 대금은 한 달 내에 상환됐고 정산 지연 사태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구 대표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1조원 대 사기 혐의를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에게 400억원의 횡령 혐의가 있다고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향후 수사에 따라 횡령·배임 혐의 금액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티몬과 위메프가 자금 경색으로 판매 대금을 제때 지급하기 어려운 사정을 알고도 입점 업체들과 계약을 유지하고 물품을 판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자금 경색 상황을 판매자와 소비자에게 제때 알리지 않은 채 현금성 상품권을 무리하게 할인 판매해 단기 자금 확보에 열을 올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정부가 파악한 미정산 판매 대금은 지난달 25일 기준 2100억원 수준이지만, 기한이 남은 6∼7월 거래분을 포함한 8∼9월 중 대금 정산 지연 금액을 포함하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정무위에서 "티몬·위메프에 1조원 이상의 건전성·유동성 이슈(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85명의 수사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지시로 반부패수사부 중심의 전담수사팀까지 꾸린 만큼 검찰은 이번 사태를 대대적으로 수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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