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안방까지..."유출 영상 팔린다"

입력 2024-08-03 08:09   수정 2024-08-03 08:22



가정집과 펜션 수영장, 병원 등에 설치된 IP(인터넷 프로토콜) 카메라 영상 180여건이 무단 유출되어 음란물 공유 사이트에서 퍼지고 있다.

3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국내외 불법 음란물 공유 사이트에서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촬영된 해당 영상들이 유포되고 있다. 영상들은 해킹된 IP캠의 촬영 파일로 추정된다.

여성이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나 연인끼리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고스란히 찍혔다. 가정집뿐만 아니라 펜션 수영장과 코인 노래방, 병원, 회사 사무실 등의 영상도 퍼졌다.

한 피해자의 안방은 202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2년여 동안 촬영돼 30여 건의 영상이 유포됐다. 중국의 한 사이트는 이들 영상을 하나당 10∼15달러에 팔고 있다.

이들 영상의 조회 수는 최대 14만건을 기록할 정도지만 피해자 대다수가 이를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이 게시된 사이트를 수사 중인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현재까지 IP캠 영상 유출 피해자의 신고는 아직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P캠은 집에 있는 자녀나 반려동물의 상태를 살피거나 보안 목적을 위해 널리 쓰인다. IP캠은 유·무선 인터넷망에 연결돼 영상을 실시간으로 송출하거나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어 외부 접속이 차단된 폐쇄회로(CC)TV보다 보안에 더 취약하다.

2019년 2월 정부는 국립전파연구원의 단말장치 기술기준 고시를 개정해 IP캠 구매자가 초기 일괄 설정된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제품을 쓸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국내 정식 출시된 제품만 대상이어서 해외 직구 제품은 해당되지 않는다.

지난해 3월에는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내부의 IP캠이 해킹돼 여성 환자 수십 명의 진료·시술 장면이 유출되어 온라인에 퍼졌다. 이 병원은 중국산 IP캠을 사용했고 비밀번호를 설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유출된 영상들도 대부분 중국산 IP캠에서 찍힌 것으로 보인다. 한 영상 상단에 '23번 인터넷 카메라'라는 중국어가 띄워져 있었다.

특히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쉬인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IP캠을 1만원대에 파는 경우도 흔하다.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보안 사고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기형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제조사의 클라우드 서버 해킹 같은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경찰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당국의 원인 파악이 시급하다"며 "해외 직구로 들어온 제품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사이트 캡쳐)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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