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내성 있는 암환자, 대변 이식으로 효과 본다

김수진 기자

입력 2024-08-07 10:45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 유익균 새롭게 발견 성과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로 이름 붙여


암 치료에서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그런데 대변 이식으로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간암, 위암, 식도암 등 전이성 고형암 환자가 다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국내 연구진이 규명했다.

박숙련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박한수 광주과학기술원(GIST) 의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겨 암이 진행된 13명의 전이성 고형암 환자(4기)들에게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좋은(관해) 환자의 대변을 이식한 후 면역항암제 치료를 실시한 결과, 절반의 환자에게서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가 다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13명 중 1명은 암이 부분 관해됐으며, 5명은 암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안정 상태를 보였다.

1명은 전이성 간암 환자로, 2번의 대변 이식 후 암 크기가 48%가 감소했다. 또한 대변 이식 전 간암 종양 표지자 검사(AFP) 수치가 백만 ng/ml 이상까지 증가했었는데, 대변 이식 후 3천 ng/ml으로 감소했다.

5명의 전이성 암 환자는 대변 이식 후 더 이상 암이 진행되지 않았는데, 이는 면역항암제 효과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은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과 긴밀하게 연관돼 있다. 기존에는 대장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는데 최근에는 비만, 대사성 질환,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질환, 뇌신경질환, 암 등 여러 질환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면서 전세계적으로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는 중이다.

대변 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에 있는 좋은 장내 미생물을 장내 환경이 나쁜 환자에게 이식해주는 치료다. 그간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악성흑색종 환자에게 대변 이식을 통해 장내 미생물 구성을 변화시키면, 다시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다른 고형암 치료 효과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는 없었다.

또한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내성을 극복하는 대변 이식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유익균을 새롭게 발견하고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로 이름을 붙였다고 밝혔다. ‘박테로이데스 플레비우스’ 균과 ‘락토바실러스 살리바리우스’ 균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억제하는 유해균이라는 사실도 발견했다.

박숙련 교수는 "새롭게 발견한 면역항암제 유익균 ‘프레보텔라 메르대 이뮤노액티스’와 사람의 면역세포인 T세포를 함께 배양한 결과 T세포에서 나오는 면역반응 물질인 인터페론감마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종양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도 이 유익균과 면역항암제를 같이 적용했을 때 암 크기가 50% 이상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위해 장내 미생물 연구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한수 교수는 "앞으로 장내 미생물 조합과 암 면역 반응 최적화 연구를 통해 암 치료 결과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유익균을 높이고, 유해균을 낮추는 최적의 미생물 군집 연구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악성흑색종 이외의 전이성 고형암 면역항암제 치료에 있어서 대변 이식의 임상적 효과를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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