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이틀전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우리 주식시장이 곧바로 V자 반등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런데, 변동성이 큰 널뛰기 장세 속에서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시장이 오르면 2, 3배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ETF에 뭉칫돈을 쏟아 부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조 기자, 폭락장이 연출됐던 지난 월요일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레버리지 ETF를 샀다구요? 얼마나 산 겁니까?
<기자>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의 대표 레버리지 상품만 1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유입됐습니다.
지난 2일과 5일 폭락장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는 'KODEX 레버리지' ETF가 차지했는데요. 이틀간 7천억 원어치 넘게 순매수하며 2020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를 나타냈습니다.
올 연초부터 이번 폭락장 이전까지는 1,250억원 순매도(누적)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 반등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이틀간 급증한 것입니다.
2위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가 차지했는데, 이 역시 약 3천억원에 육박하는 순매수세를 나타냈습니다. 두 레버리지 상품만 합쳐서 1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쏠린 것이죠.
결과적으로는 개인들의 베팅이 성공했습니다.
6일 코스피가 반등하면서 KODEX레버리지 어제 장 초반 최고 9%까지 올랐고, 오늘도 장중 5%대 강세 이어가다 3.8% 상승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이틀간 13% 넘게 올랐고요.
다만 어제와 오늘 개인들이 내놓은 레버리지 물량이 지난 이틀간 순매수세의 7분의 1 수준이어서 추가적인 지수 상승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그렇다면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은 어떻습니까? 7월 이후 개인들이 인버스 ETF를 많이 샀다는 얘기를 저희가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분들은 상당한 수익을 냈겠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인버스에 레버리지를 더한, 흔히 '곱버스'라 불리는 상품으로 자금이 몰렸다고 했었죠. 코스피 하락 폭의 2배 이익을 얻는 상품이니 5일 하루에만 18% 상승을 나타낸 것입니다.
덕분에 인버스 거래도 역대급으로 폭증했습니다. 개인들이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 행렬에 나섰기 때문인데요.
5일 국내 증시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상품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로, 거래량은 3억9473만주, 3년 4개월만에 최대치로 치솟았습니다. 거래대금 역시 9227억원으로 1년 5개월만에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수익률도 인버스 상품들이 ETF 상위권을 차지했는데요. 지난 1주간의 수익률 기준으로 1~5위까지 모두 코스피200선물 '곱버스' 상품들이 자리했습니다. 주간 수익률은 25%대, 1개월 수익률은 40%에 육박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시장에서는 급락과 반등이 거듭되는 극단적인 변동성에 과감한 투자가 큰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한번 잃으면 크게 잃는 고위험 상품인 만큼 '빚투' 같은 무리한 투자는 안된다고 당부합니다.
레버리지와 인버스 특성상 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에선 오래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좋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 유의하셔야겠습니다.
<앵커>
레버리지나 인버스로 공격적인 헷지 포지션을 잡으시는 분들도 많지만,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실 것 같습니다. 이런 흐름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까?
<기자>
최근 미국 발 경기 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피난처로 떠오른 상품은 채권형 ETF입니다.
당장 9월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기정사실화 된 상황이죠. 이제 관건은 기준금리 인하 폭이 얼마나 클 지입니다. 0.75%포인트 이상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니까요.
개인 투자자들은 미 30년국채액티브 상품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번 폭락장이 시작되기 전 일주일간 미국채 30년물 채권형 ETF로 유입된 자금은 약 1조9천억원 가량인데요.
5일 폭락장 속에 미 장기채 ETF는 4~8%대 강세를 보였습니다. 물론 어제와 오늘은 다시 약세로 전환했지만, 금리 인하 사이클이 임박했고, 경기침체 징후가 추가로 확인될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그만큼 늘어날 것이란 전망입니다.
특히 그간 고전했던 엔화 노출 ETF의 상승세가 가파른데요. 자본 차익에 더해 엔화 강세에 따른 추가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심이 완화되는 모습입니다.
이 외에도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시기에 각광받는 상품으로 리츠형 ETF, 그리고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를 꼽았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증권부 조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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