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가운데 '트럼프 리스크'까지 겹쳐 전기차 관련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EPFR이 추적한 전기차 관련 펀드에서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16억 달러(약 2조2천억 원)의 순유출이 발생해 지난해 한 해 총상환액보다 많았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상반기 거의 5억 달러(약 7천억 원)가 상환됐으며, 미국, 한국, 일본에서도 2분기 순유출을 기록했다.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도 지난달 중국 비야디(BYD) 보유지분을 2년 전 전체의 20%에서 5% 미만으로 줄였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는데도 그는 전기차 인센티브에 대해 지속해서 비판을 해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스와 하이브리드 차량과 함께 자동차 시장의 "작은 조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재선이 되면 전기차 우호 정책 일부를 폐지하고, 중국산에 대한 관세를 최대 200%까지 올리겠다고 장담했다.
투자자들이 최근 전기차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가운데 이런 '트럼프 리스크'가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가속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JP모건체이스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인플레이션 감소법(IRA)에 따른 추가 세금 공제 혜택이 철회되고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에 대한 연방 자금지원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포드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도 전기차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폭스바겐의 포르쉐는 2030년 신차 판매의 80%를 전기차 모델로 채울 것이라는 기존 목표도 조정하고 있다.
BYD 등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자국 내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추가 관세까지 악재가 겹쳤다.
자산관리업체 로베코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비키 치는 "전기차 관련 투자가 반(反)트럼프 투자가 됐다"며 "도로에서 갈수록 많은 전기차를 볼 수 있지만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가 거의 없고 향후 수익 확대 전망을 가진 회사도 거의 없다"고 짚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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