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미포, 국내 첫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건조

배창학 기자

입력 2024-08-09 15:45  

전 세계 가장 큰 크기의 이산화탄소 운반선 건조
육상 전원 공급 장치 등으로 대기 오염 최소화
HD현대미포의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조감도 (HD현대미포 제공)
HD현대미포가 9일 울산 본사에서 2만 2천㎥급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착공식을 열었다.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그리스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Capital Maritime Group)으로부터 수주한 동급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네 척 중 첫 선박이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이산화탄소 운반선 중 가장 큰 크기의 선박이다. 선박은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에 달한다.

선박에는 얼음 바다를 안전히 항해할 수 있는 내빙(耐氷) 설계기술(Ice Class 1C)이 적용된다. 선박은 또 영하 55도와 대기압의 5배에 달하는 저온·고압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바이로브(Bi-lobe)형 이산화탄소 저장 탱크' 3기가 탑재됐다. 선박은 탱크 탑재로 액화이산화탄소,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NH₃) 등 다양한 액화가스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

HD현대미포는 선박에 2,500㎾급 육상 전원공급장치(AMP, Alternative Marin Power),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등을 적용해 미세먼지와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향후 개조를 해 암모니아 추진 선박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액화해 운반하는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은 탱크의 압력을 일정히 유지해 화물을 저장하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화물창 압력이 떨어지면 액화이산화탄소가 고체인 드라이아이스 형태로 변해 배관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HD현대미포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등 HD현대 조선 계열사들과 함께 '선박 탄소중립 R&D 실증 설비'를 준공하고, 액화이산화탄소 압력 조절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을 건조한다"며 "차세대 선박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해양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설루션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HD현대미포는 앞으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4척을 건조해, 내년 11월부터 2026년 하반기까지 순차적으로 인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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