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임종룡 회장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환골탈태할 것”

김예원 기자

입력 2024-08-12 14:17   수정 2024-08-12 14:22

전임 회장 친인척에 350억 부당 대출
우리금융, 긴급임원회의 열어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제공: 우리금융그룹)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12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이 적발된 데 대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진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사과했다.

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본사에서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횡령 사고에 이어 이번 사건으로 깊은 실망감을 느낄 현장의 직원들 입장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아픔을 느낀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끄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며 "우리가 모두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임 회장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 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사건 수사 등에 대해선 "시장의 의구심이 있다면 사실에 따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감사 부서는 추가 규정 위반자가 나오면 규정상 최대의 제재를 시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조병규 우리은행장도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할 것"이라며 "조처를 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끝으로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현장 검사를 통해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 등에 총 42건, 616억원의 대출을 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 중 350억원은 부적정 대출로, 269억원에 대해 부실이 발생했거나 연체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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