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모색해오던 시중은행들이 이제는 속도조절에 나섰습니다.
공격적으로 금리를 낮춰 기업대출을 유치해오다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입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매달 10조원 넘게 불어나던 기업대출 증가세가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4월 급증했던 기업대출이 5월에 큰 폭으로 둔화된 뒤 완만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겁니다.
하반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가, 상반기에 대규모 자금 조달을 마친 경우가 많아 기업들의 대출 수요가 다소 줄어들었고,
앞서 가계대출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자 기업대출로 눈을 돌려 적극적인 영업을 펼쳐왔던 시중은행들이 대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과 맞물린 결과입니다.
[박민철 /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 일부 은행 같은 경우에는 신용위험 관리 같은 것을 강화할 예정이고… 하반기에 기업대출 영업 목표도 상반기 실적치보다 규모가 좀 작아요.]
실제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3분기부터 은행들은 대기업, 중소기업에 관해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기업대출 금리를 인상하거나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는 분석입니다.
기업경영 악화로 대부분 은행에서 기업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여신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중소기업의 빚 상환 능력이 호전되지 않으면서 향후 이들을 향한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은행권 관계자: 상반기에 (기업대출 잔액이) 많이 늘어난 것도 있고 하니 지금은 연체율도 조금은 증가하는 것 같기도 하니까… 약간 숨을 고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각에선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전 회장 친인척에 수백억 원 규모의 부정 대출을 내준 것이 금융감독원에 적발되면서 관련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노수경, CG: 박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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