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 ‘불똥’ 튈라...고유가에 산업계 ‘노심초사’

배창학 기자

입력 2024-08-13 17:29   수정 2024-08-13 17:39

    <앵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강대강 대치로 중동 지역의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습니다.

    정부는 국내 산업계에 도미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여러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부 배창학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배 기자, 5차 중동전이 발발할 경우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몰려올 텐데요.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이란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피의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이 며칠 안에 전쟁이 날 수 있다며 현지에 항공모함 등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국제 유가가 요동치면서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기업들은 고환율에 이어 고유가에 직격탄을 맞을까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어제(현지시각 12일) 배럴당 80달러(80.06달러, 82.30달러)대 초반으로 한 달여 만에 최고가였습니다.

    두바이유 가격도 80달러(79.66달러)를 목전에 두며 이달 들어 가장 비싼 값이었습니다.

    국제 유가는 전 세계적인 경제 침체의 걱정과 우려 속 지난주 70달러대 초반으로 떨어졌는데,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이번 주 10%나 올랐습니다.

    일각에서는 다음달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가 오를 때면 대다수 업계가 울상을 짓지만,

    정유업계는 미소를 지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정유사도 천장 뚫린 국제 유가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고요?

    <기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이 따라 오르죠.

    때문에 국제 유가가 오르면 정유사들의 수익 지표인 정제 마진이 덩달아 올라 수익성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는 수요 없이는 뒷받침 불가능합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오르는데 수요가 늘지 않으면 원재료 등 생산비만 증가해 정제 마진이 내려간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경기 호황기에는 국제 유가가 오를 때 수요가 늘어 정제 마진이 증가하지만, 불황기에는 수요가 늘지 않아 정제 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 등으로 수요는 늘지 않고, 공급은 늘어, 지난 2분기 정제 마진(7.3달러)은 직전 1분기(3.5달러)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와 수요가 엇박자를 내 정제 마진이 제자리라서 당분간 공장 가동률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정유사들의 정제 마진은 손익분기점보다 '종이 한 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칫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화물을 운송하는 해운과 항공업계는 어떻습니까?

    환율에 이어 유가까지 오름세를 보이면서 미치는 영향이 클 텐데요.

    <기자>
    고환율에 이은 고유가가 해운업계에는 호재로, 항공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HMM을 비롯한 해운사들은 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인 선복량이 증가하며 운임이 줄었는데,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운임이 상승하며 호황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후티 반군이 홍해를 항해하는 상선들을 공격하면서 수에즈운하를 통해 인도양에서 지중해로 가는 통로가 막혔습니다.

    이에 전 세계 선박들이 경로를 우회하면서 운임비가 증가했습니다.

    해운사 관계자는 “하반기 내내 우회항로 채택이 지속될 것”이라며 “업황이 반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들은 기름값이 오르면 손실이 커져 불황기를 맞을 수 있습니다.

    유류비가 항공사들의 영업비용의 30%를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약 3,0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습니다.

    <앵커>
    중동전의 수위가 높아지고, 기간이 길어지면 세계 무역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텐데요.

    이는 중동발 불똥이 수출 중심의 국내 가전, 반도체, 완성차업계로 튈 수 있다는 것 아닙니까?

    <기자>
    정부는 하반기 수출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5차 중동 전쟁이 현실화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여기에 미국 대선 이후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공급망 개편 가능성이 상존해 있습니다.

    정부는 중동 리스크 확산에 따른 수출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유사시 수출 바우처 내 물류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업부는 이달 들어 관련 업계와 긴급 회의를 열고 석유와 가스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와 가스 수급에 문제가 없으며 반년치 분량의 비축유와 가스 재고분을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이어 "수급이 어려워질 경우 매뉴얼에 따라 대체 노선 확보, 수입선 다변화 등 여러 방안을 논의해 조치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산업부 배창학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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