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나 흔히 볼 수 있던 '초등 의대반'이 의대 정원 확대 이후 전국으로 확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실시한 초등 의대반 온라인 실태조사 결과 제주를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초등 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초등 의대반 홍보물이 발견된 학원은 89곳이었고, 개설된 프로그램은 136개로 조사됐다. 서울이 28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20곳, 대구 10곳 등으로 나타났다.
구본창 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장은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실과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각 지방에서는 의대 정원이 확대됐으니 의약 계열 입시를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 선행학습을 나가는 '대치동 프로그램'을 이식해야 한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걱세 커리큘럼을 공개한 학원들을 분석한 결과 수학 선행 속도는 평균 약 4.6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5학년이 중학교 과정 전체를 마친 후 고1 과정까지를 학습한다는 뜻이다.
가장 선행속도가 빠른 곳은 강남구 대치동의 A학원으로 7년이었다. 이곳은 초등학교 5학년이 6개월 동안 초5부터 고2 수학1까지 배우는 강좌를 운영했다.
이런 강좌는 학원의 '레벨테스트'를 통과해야 들어갈 수 있다. 물론 레벨테스트도 고등학교 수준의 문제가 출제된다.
구 소장은 "지속되는 '불수능'과 '킬러문항' 출제, 의대 정원 확대 등이 맞물려 이런 현상이 나오고 있다"며 "초등 의대반을 개설한 학원은 이런 불안을 마케팅한다"고 전했다.
사걱세는 초등학교에서 학교급을 넘어서는 선행교육을 하는 경우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조항을 신설하거나, '초등 의대반 방지법' 등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