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부, 미래 위험에 대처 못하고 있어"

입력 2024-08-14 06:11   수정 2024-08-14 07:18


우리 국민 3명 중 2명은 미래의 질병 위험에 대해 정부가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의 미래 질병 위험에 대한 인식과 대비'(채수미·신지영 외)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8월 1~7일 19~65세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9.9%는 '한국 사회에서 대응이 시급한 미래 질병 위험'(3가지 복수 응답)으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를 꼽았다.

다음으로는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발생'(44.9%), '다양한 갈등 해결과 건강한 관계 맺기'(43.1%), '기후변화 대응 및 녹색성장'(38.9%), '질병 예방, 진단, 치료를 위한 미래기술의 발전'(21.1%),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노력'(19.1%)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라는 답변은 청장년층(19~49세)과 중년층(50~65세) 모두가 가장 많이 골랐는데, 중년층(63.1%)이 청장년층(51.3%)보다 더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다양한 정신건강 문제 발생'이라는 응답은 중년층(39.5%)보다 청장년층(48.4%)에게서 답변율이 높았다.

이러한 위험 요인에 대해서는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다수였다.

응답자의 66.4%가 '정부가 미래 건강과 질병에 대한 위험 요인을 예방하기 위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지'에 대해 부정적(전혀 그렇지 않다 15.6%·그렇지 않다 50.8%)으로 생각했다.

이런 결과는 정부가 국민연금 등 노후 소득보장 제도의 재정부담 증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장년층보다 중년층이 사회보장재정 부담 증가를 심각한 문제로 보는 것에는 노후 생계나 돌봄 문제에 대해 느끼는 불안함이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대에서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중년층이 사회보장 재정 부담 증가를 특히 시급한 문제로 본 것에는 이들이 고령인구 확대와 성인기 자녀의 독립 지체로 이중부양 부담이 큰 세대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한편, 설문 응답자들은 질병을 포함한 전체 사회의 '현재' 위험적 요인(3가지 복수 응답)으로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범죄 증가'(5점 만점 중 평균 3.42점)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설문조사 직전 흉기난동 사건이 잇따랐던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3.406점),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3.405점), '사이버 범죄'(3.40점), '가짜뉴스 확산'(3.35점), '사회 불평등 심화 및 사회적 연대 약화'(3.39점), '지방소멸과 지역 불균형'(3.29점)이 뒤를 이었다.

같은 항목을 놓고 향후 5년 내 위험 요인을 물었을 때는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3.59점)'와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범죄 증가'(3.562점)가 1위와 2위로 조사돼 시점이 '현재'일 때와 순위가 바뀌었다.

'지방 소멸과 지역 불균형' 문제 역시 3.49점으로 미래에 더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보고서는 "국민이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요인을 인지하고, 미래 위험의 대비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 정책을 마련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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