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속도로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물가를 받치고 있는 주거비 항목은 재차 반등하며 이번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불확실성을 모두 걷어내지는 못했다.
현지시간 14일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공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과 비교해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 평균인 0.2%에 부합했다. 1년 전과 비교한 변동폭은 2.9%로 시장 예상치이자 지난 달 기록인 3.0%보다 낮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0.2%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소수점 이하 수치도 0.17%로 시장 예상과 같았고, 1년전과 비교한 근원 물가 변동폭 역시 3.2%로 전망을 벗어나지 않았다.
소비자물가지수는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여왔으나 에너지 가격과 주거비 상승으로 인해 추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노동통계국은 소비자물가지수 구성 상세 항목 가운데 주거비가 0.4% 올라 전체 물가 상승분의 90% 가량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고착화한 인플레이션 주요 요인인 주거비는 지난 6월 0.2%에서 7월 들어 0.4%로 상승폭을 키웠다.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분은 8.8%로 늘었다. 이 가운데 임대료가 0.3% 상승에서 지난달 0.5%로, 주택 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이 0.3%에서 0.4%로 뛰었다. 교통 서비스 역시 지난 6월 -0.5% 감소에서 0.4% 상승 전환하며 물가 부담을 키웠다. 다만 지난달 의료서비스 비용은 -0.3% 감소로 6월의 0.2%에서 하락 전환했고, 신차(-0.2%)와 중고차(-2.3%) 가격 하락도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지표 악화를 막았다.
물가지표가 예상에 부합했지만 상세 항목에서 다소 부진한 수치가 나오면서 이날 주식과 채권시장은 보합권에서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표 발표 직후 반짝 상승폭을 키우던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오전 8시 55분 현재 하루 전보다 0.2bp 소폭 하락한 3.852%, 2년물 국채금리는 2.8bp 오른 3.970%에서 거래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선물 시장을 바탕으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에서 9월 50bp 인하 기대도 크게 줄었다. 전날까지 54%의 확률로 빅 컷을 기대하던 시장은 이날 지표 확인 이후 43.5%로 기대를 낮췄고, 25bp 인하 예상이 56.5%로 늘었다. 인하 기대치는 줄었지만 시장은 올해 말까지 3차례 인하에 대한 기대는 유지하고 있다.
미 연준은 이날 통화정책회의 대신 8월 22일부터 사흘간 잭슨홀 미팅을 가진 뒤 다음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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