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들이 불경기로 지갑을 닫자 글로벌 명품 업체들의 매출 실적이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중국 매출이 크게 줄어 회사 수익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일제히 밝혔다.
스위스 브랜드 리치몬트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7%나 급감했다.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도 직전 분기(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2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버버리는 중국 매출 부진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마켓워치는 휴고 보스, 스와치도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인 브랜드들이라고 전했다.
루이뷔통, 디올, 티파니 등 75개 브랜드를 소유한 프랑스의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도 중국 시장 부진 여파로 2분기에 기대 이하의 실적을 냈다고 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최근 몇 년 새 중국 시장이 급성장한 뒤 대폭 꺾인 것이다. 몇 년 전 중국인들은 프랑스 파리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백화점과 부티크를 돌며 명품을 싹쓸이했다.
글로벌 전략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는 올해 초 보고서에서 중국 시장에서의 명품 매출은 2017년 대비 2021년에 약 3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 이후 부동산 장기 침체 등과 맞물려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시민들은 이 매체에 "경제성장 둔화를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소비 패턴도 그에 맞춰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판 밸런타인데이' 칠석(치시·음력 7월 7일)에 4년 사귄 여자친구에게 고가의 반지를 선물하려 했던 류모 씨는 지금 같은 시기에 큰돈을 쓰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판단해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부유함을 뽐내던 인플루언서(influencer·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람)의 소셜미디어 계정들을 차단하는 등 위화감 조성을 경계하자 명품 브랜드 매출도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소비재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지난 6일 기사에서 "미국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보고서에 나타난 공통 주제는 중국 시장 침체였다"며 스타벅스, 애플, 코카콜라, 맥도날드, 제너럴 밀스, 프록터앤드갬블(P&G) 등 주요 기업들이 모두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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