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인 이천포럼이 개막했는데, 오늘 현장에 다녀왔죠? AI에 대한 집중 논의가 이어졌다고요.
<기자> 네. 이천포럼은 지난 2017년 최태원 회장이 '딥체인지(근본적 변화)'를 화두로 내던지며 만든 일종의 지식경영 포럼입니다. 그룹사 경영진과 임원들이 국제정세 흐름과 기술 트렌드를 파악하며 통찰력을 얻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올해로 8회째입니다.
당연히 올해 주제는 AI입니다. SK그룹은 사업 리밸런싱을 진행하면서 AI 사업에 '선택과 집중'전략을 취한다고 앞서 밝힌 바가 있는데요. 이에 '현대 AI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 왕립과학기술대 교수도 불렀습니다. AI로 어떤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이냐에 대한 주된 논의가 이번 포럼에서 진행된다고 보면 됩니다.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총출동했습니다. 오늘 기조연설은 그룹사 AI 서비스 사업의 중심에 있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맡았습니다. 유 사장은 "우리나라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은 AI 인프라 퍼스트 전략"이라며 "반도체와 인프라, 서비스를 통해 SK그룹도 AI 시대에 제3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SK하이닉스의 반도체는 알겠고, 인프라와 서비스는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기자> 인프라와 서비스는 크게 통신과 에너지 분야로 나뉩니다. SK텔레콤을 주축으로 AI 통신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고요. 서비스로는 지금도 쓸 수 있는 '에이닷'을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 서비스로 확장합니다.
여기에 최근 SK E&S와 합병을 결정한 SK이노베이션은 액침냉각 기술과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통해 전력효율성을 높인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합니다.
향후 5년간 82조 원의 투자가 진행되는 HBM을 비롯해, AI용 eSSD 낸드 고도화도 진행되고요. 사피온과 리벨리온 합병으로 자체 AI 반도체 확보에 나섭니다. SK그룹 전계열사가 AI 역량에 집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AI에 SK그룹의 생존을 걸겠다는건데, AI 거품론도 있었고 월가에서도 수익성 없는 AI에 대한 우려도 지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돈 버는 AI에 대한 SK그룹의 전략도 궁금하네요.
<기자> 오늘 이천포럼 AGI(범용인공지능) 토론에서 SK 계열사 직원이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AI 다 좋은데 수익창출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는데요. 유영상 SK텔레콤 사장과 같이 토론에 참여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힌트를 줬습니다.
오픈 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내놓고 있는 생성형 AI가 있지만 유료가입자가 무료사용자 보다 훨씬 적잖아요. 이게 아직 사용자가 비용을 지불할 만큼 가치가 그만큼 높지 않기 때문이거든요.
따라서 개발자 전용 코딩 어시스턴트처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비용 대비 효용이 높은 특화 서비스를 만들거나 다른 하나는 빅테크들의 AI 투자 비용을 낮춰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는 겁니다.
<앵커> 가령 저전력 반도체 칩을 값싸게 더 많이 제공한다는 것들 말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AI 칩과 함께 인프라 구축이 중단기적으로 SK그룹의 수익창출 모델입니다. 인터넷 시대에 SK브로드밴드가 망을 깔고, 모바일 개화기에 전세계 최초 CDMA 상용화를 한 것처럼 SK그룹은 AI 인프라 퍼스트 전략을 취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중단기적인 수익 모델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솔루션에서 나온다면 장기적으로 AI 서비스도 활용할 생각입니다. 지난해 선보인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을 AI 어시스턴트로 발전시켜 연말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SK텔레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50개국 13억 명 가입자를 둔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통해 전셰계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입니다.
유 사장은 직접 SK그룹의 AI 3대 무기로 1) SK하이닉스의 HBM 2)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솔루션 3) SKT의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를 꼽았습니다. SK그룹의 3대 자산을 바탕으로 향후 삼성전자 네이버 등과 같이 한국 AI 어벤져스 팀을 꾸려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서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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