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 생존자인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11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FP 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모레라의 가족은 그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마리아 브라냐스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그는 자신이 원한 대로 평화롭고 고통 없이 잠든 채 세상을 떠났다"고 부고를 알렸다.
1907년 3월4일 미국에서 태어난 모레라는 지난 3월 117세 생일을 맞았다. 모레라가 태어난 해는 한반도에서 고종 황제가 강제 퇴위하기 직전이었다.
2천200여 명을 태우고 침몰한 비운의 타이태닉호가 건조된 1909년에는 이미 2살이었다.
모레라는 가족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지 1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제1차 세계대전 와중인 1915년 고국인 스페인으로 돌아가려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배에 올랐으나 항해 도중 아버지가 바다 위에서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모레라 역시 당시에 사고로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다.
모레라는 스페인 내전(1936∼1939) 발발 5년 전인 1931년 의사와 결혼해 가정을 이뤘고 남편이 72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했다.
슬하에 자녀 3명과 손자 11명, 증손자 13명을 뒀다. 자녀 중 1명은 먼저 세상을 떠났다.
2000년부터 스페인 북동부 소도시 올로트의 요양원에서 지내온 모레라는 113세를 맞은 2020년 5월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곧 건강을 되찾았다.
그의 딸은 어머니의 장수 비결이 "타고난 것"이라고 말해왔다.
모레라 본인도 2019년 바르셀로나 일간지 반과르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장수 비결에 대해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내가 한 유일한 일은 그저 살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엔 기네스 세계기록에 세계 최고령자로 공식 등록되기도 했다.
모레라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은 116세인 일본인 이토오카 토미코가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기네스월드레코즈)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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