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는 한국수력원자력이 발주한 영동양수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고 21일 밝혔다. 국내 양수발전소가 지어진 것은 지난 2011년 예천양수발전소가 마지막이었다.
영동양수발전소는 충북 영동군 상촌면 및 양강면 일원에 건설된다. 오는 2030년 하반기 준공되면 500MW(메가와트)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이는 약 11만 가구가 매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DL이앤씨는 5,034억원에 달하는 상·하부 댐과 지하 발전소, 수로터널 등 토목공사를 수행한다.
양수발전은 심야시간대의 싼 전기나 신재생 발전을 통해 얻어진 전기로 하부 댐의 물을 상부 댐으로 끌어올려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증가할 때 상부의 물을 하부로 낙하시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40~60년에 달하는 긴 수명에 안정성이 높고, 에너지 저장 용량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DL이앤씨는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1억3,900만달러(약 1,900억원) 규모의 다목적댐 공사를 진행하는 등 국내 건설사 중 최다 수력발전·댐 시공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이란 카룬 댐, 파키스탄 굴푸르 수력발전소 등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도 수행한 바 있다.
영동양수발전소는 상부 댐과 하부 댐을 연결하기 위해 길이 430m의 수직터널을 건설하는 고난도 공사다. 아파트 약 143층과 맞먹는 높이다. DL이앤씨는 암반에 약 0.3m의 구멍을 만들어 커터(칼날)이 장착된 수직 터널 굴착기를 삽입하고, 이를 회전시켜 암반을 뚫는 'RBM(Raise Boring Machine)'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유도선 역할을 하는 작은 구멍을 똑바로 뚫으려면 수직 굴착 기술력이 담보돼야 하는데, DL이앤씨는 구멍을 뚫을 때 장비를 수직으로 세워주는 '자동수직유지장치'로 이를 구현했다. 구멍이 한쪽으로 쏠리는 '편심(偏心)'을 막기 위한 조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기술과 품질, 안정성 등을 까다롭게 검증하는 한수원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만으로도 기술력과 경쟁력이 검증된 것"이라며 "이번 수주로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양수발전' 사업에 가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반도체·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1.75GW(기가와트) 규모의 양수발전소 신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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