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운전자만 노려 일부러 차량에 손목을 부딪치고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뜯은 5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단독 이성 부장판사는 공갈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하고, 160만원 배상을 명령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 저녁 울산 한 주차장 앞 도로에서 30대 여성 B씨가 몰던 승용차 사이드미러에 자신의 오른쪽 손목을 일부러 부딪쳤다.
A씨는 이어 B씨에게 "남자였으면 가만두지 않았을 텐데 여자니까 좋게 해결해주겠다"며 윽박질러 치료비 명목으로 60만원을 받아냈다.
A씨는 비슷한 수법으로 올해 1월 초부터 4월 초까지 운전자 19명으로부터 총 400여만원을 뜯어냈다.
주로 골목길에서 여성 운전자만 골라 고의로 사고를 낸 뒤 "남자였으면 쌍욕을 하려고 했는데 여자니까 봐주겠다", "남자였으면 돈을 더 받으려고 했다", "남자였으면 한 대 치려고 했다"고 말하며 협박하고 돈을 요구했다.
A씨는 불과 1시간여 사이에 이런 고의 사고를 3번이나 낸 적도 있다.
A씨는 또 다른 여성 운전자 13명에게도 비슷한 사고를 내고 돈을 요구했으나, 운전자들이 "현금이 없다", "보험사를 부르겠다"며 거부하자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A씨는 범행을 반복하다가 결국 현장에서 경찰관에게 발각돼 긴급체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에 취약할 수 있는 여성 운전자만을 상대로 범행해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들과 합의하지도 못했다"며 "비슷한 범죄로 형을 살다가 출소했으면서 누범 기간에 또 범행해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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