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열풍으로 세계 곳곳에 데이터센터 설립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전선 업계는 그야말로 '슈퍼사이클'의 한 가운데에 있는데요.
국내 양대 전선 기업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은 수주랠리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현재 전선 업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나요?
<기자>
전선 업계는 넘쳐나는 수주 물량 덕분에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습니다.
LS전선의 구미공장에서는 핵심 소재인 나동선 가동률이 99.6%, 초고압 케이블은 100.3%의 가동률에 달하고 있습니다.
대한전선의 당진공장도 가동률이 91%에 이르는 등 업계 전반이 사상 최대치의 가동률을 보였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대한전선의 공장 가동률은 70%에 불과했습니다. 지금 1년 가까이 대한전선도 90%를 넘는 가동률을 기록했습니다.
LS전선과 대한전선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수주잔고와 가동률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에 따른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기후 변화와 전력 수요 증가 외에도, 인공지능(AI)와 반도체 산업의 성장도 전선 업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겁니까?
<기자>
AI 열풍으로 세계 각지에 데이터센터 설립, 또 북미를 중심으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공장들도 대거 신설되고 있어 전선업계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모두 다 많은 전력이 있어야 하는 만큼 한동안 전력 공급 부족 사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선업계 수주 잔고를 보시면요. LS전선과 대한전선 모두 1년 사이 2배 가까이 뛴 모습입니다.
수출액 역시 10년 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우리나라 전선·케이블 수출액은 약 1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이러한 전선 업계 슈퍼사이클은 언제까지 이어질 전망인가요?
<기자>
전선 업계는 올해를 '슈퍼사이클'의 원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렸듯이 산업 전반적으로 전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도 맞물리고 있습니다.
통상 노후 전력망 교체 시기는 30년으로 여겨집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글로벌 전력 수요가 2026년까지 연간 3.4%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전선 업계의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른 글로벌 전력망 투자 규모가 2030년 72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전선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의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향후 신사업과 투자계획은 어떤가요?
<기자>
전선 업계는 해상풍력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공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데요.
LS전선은 미국 동부에 1조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내년부터 짓습니다.
2028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을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한전선도 2027년까지 1조원 가까이 투자에 나서는데, 이 중 무려 95%가 해저케이블 신규 공장구축에 쓰일 계획입니다.
해저케이블은 향후 핵심 경쟁력인 만큼 전선업계에서 법정 분쟁까지 처음으로 일어났는데요.
대한전선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설계도면을 훔쳤는지가 소송의 핵심입니다. 현재 경찰조사가 이뤄지고 있고요.
LS전선은 기술 유출이 사실이면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기로 했고, 대한전선은 무혐의로 결론 나면 민·형사상 조치에 즉각 나서기로 해 법적 공방이 장기화할 조짐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