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이달 초 러시아 본토를 기습 공격한 후 진군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 정부 내에선 우크라이나가 공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외신의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으로 러시아에서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 얼마나 더 진격하려는 것인지, 얼마나 오래 머무를 계획인지도 불분명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기습 공격하고는 러시아 병력이 부족한 국경 방어선을 빠르게 뚫고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은 러시아 본토 공격의 목적이 자국 보호를 위한 '완충지대' 조성이라고 말한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기습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는 경고를 사전에 받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초기 공격은 신중하게 계획됐지만 애초 목표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성공했다는 게 미 당국자들의 평가다. 그리고 지금은 러시아의 느리고 단절된 대응을 이용하는, 보다 임시방편적인 전략을 갖고 있다고 판단한다.
미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반격을 늦추기 위해 필요한 지뢰 매설이나 장벽 건설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의 공격시 자국군을 보호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참호를 파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화력을 더 모은다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서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할수록 이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도전이 따를 것이라고 미 당국자들은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부에서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고 할수록, 보급선과 방공망을 과도하게 확장할 위험이 켜진다는 것이다. 또 러시아에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하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특히 러시아군이 집중 공격을 퍼붓고 있는 돈바스 전선에 약점이 생긴다고 우려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쿠르스크주 일부를 점령했지만, 정작 자국 동부에선 러시아군이 점령지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포크로우스크 장악을 위해 예비군을 추가로 파견했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러 기습과 관련, 우크라이나가 완충지대 조성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전장에서 전략적 목표와 어떻게 부합하는지 우크라이나와 같이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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