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소수 주주"…두산 합병 부정적

김대연 기자

입력 2024-08-27 17:28   수정 2024-08-27 17:28

    국민연금 수책위원들, 합병 반대 시사
    "소수 주주로서 주주가치 훼손하면 반대"
    <앵커>
    금융감독원이 두산그룹 사업 재편에 또다시 제동을 걸었습니다.

    두산로보틱스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하기 이틀 전 반려한 건데요.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두산그룹 계열사 간 합병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 기자, 금감원이 아예 대놓고 반대하는 분위기인데, 두산그룹이 예정대로 주주총회를 열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 두산에너빌리티 3사의 임시 주주총회가 다음 달 25일 열릴 예정인데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두산로보틱스가 오는 29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정정해야 가능합니다.

    어제(26일) 금융감독원은 두산로보틱스에 두산밥캣과의 합병 관련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라고 밝혔는데요. 소액주주 피해를 우려해 거듭 반려한 겁니다.

    두산그룹 3사가 주총을 열기 위해선 2주 전 관련 내용을 주주들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소집 기한이 다음 달 10일인데, 증권신고서는 제출하고 나서 7거래일 이후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두산로보틱스가 오는 29일까지 금감원의 요구사항을 모두 보완해야 하는 겁니다.

    사실 두산로보틱스가 증권신고서를 정정한 이후 수리된다고 해도 주총에서 합병안이 통과되기 쉽지 않은 분위기인데요.

    국민연금이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의 합병에 반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앵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도 반대하지 않았습니까?

    두산그룹 계열사 간 합병이 성공하려면 국민연금의 표심이 관건이 될 텐데, 국민연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SK 합병 때와 마찬가지로 두산 합병에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에서 판단하기 곤란한 중대한 사안일 경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에 결정을 요청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데요.

    9명의 수책위원이 다수결을 통해 찬반을 정합니다.

    이들 중 3명과 접촉했는데 모두 "특정 대주주의 지배권이 강화되는 방식의 사업구조 개편은 찬성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국민연금은 SK E&S 1주에 SK이노베이션 1.19주를 배정하는 합병비율이 주식 가치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는데요.

    두산도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두산밥캣을 떼어내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로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죠.

    여기서 '알짜기업' 두산밥캣 주식 1주가 '적자기업'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주로 교환되는 부분이 문제가 되는 것이고요.

    한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2대 주주이지만 소수 주주 중 하나"라며 "주주 입장에서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가치가 훼손되면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설명했는데요.

    다른 관계자도 "소액 주주에 대한 보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이상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할 가능성이 작다"며 "이미 국민연금이 SK 합병에 대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두산이 합병 비율을 수정하지 않으면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국민연금이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던지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기자>
    두산에너빌리티 주총이 복병이 될 전망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대주주 두산의 지분율이 68%(68.19%)나 되고, 두산밥캣도 대주주인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분 46.0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모두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 주총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두산에너빌리티는 최대 주주인 두산 지분율이 30.39%에 불과합니다. 소액주주 비율이 63%에 달하는데요.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지분을 각각 6.94%와 6.49% 보유한 2대 주주입니다.

    국내 자본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결정은 다른 투자자들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만약 국민연금이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소액주주들의 의견도 같은 방향으로 쏠리면 두산 계열사의 합병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큰 거죠.

    주식매수청구권도 변수입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 등 회사의 특정 안건에 반대하는 주주가 회사에 주식을 일정 가격에 사달라고 청구하는 권리를 뜻하는데요.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민연금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도 그 규모가 9,300억 원으로, 두산이 제시한 한도(6천억 원)를 훌쩍 넘기게 됩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매수청구 가격은 2만 890원인데요. 오늘 종가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1만 7,860원인 만큼 국민연금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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