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 쿠데타와 내전으로 경제가 파탄에 이른 미얀마에서 생계를 위해 자신의 신장 등 장기를 내다 파는 빈곤층이 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지난 수년간 미얀마에서 생존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늘면서 장기를 팔겠다는 온라인 게시물이 점차 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장기를 팔겠다는 페이스북 그룹 최소 3개를 발견했으며, 장기 판매자와 구매자, 중개업자 등 장기 매매 관련자 20여명을 접촉·취재했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3년 넘게 군사정권과 반군 간 내전을 겪으면서 경제가 추락했다. 내전으로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고 실업자는 급증한 가운데 생필품 가격도 치솟았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 국민 5천400만명 중 절반 가까이가 빈곤선 아래에서 살고 있는데, 이는 2017년 이후 약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미얀마에서 장기를 파는 사람들은 대개 중개업자를 통해 거래가 성사되면 인도로 건너가서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다.
그러나 인도 법에 따르면 장기기증은 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친척 사이에서만 가능하며, 그 외에는 불법이다.
이에 업자들은 변호사와 공증인 도움을 받아서 가족 관련 기록을 위조, 장기 판매자를 이식 대상자의 배우자나 사위 또는 며느리 등 친인척으로 위장한다.
미얀마를 비롯한 많은 저소득 국가에서 장기 매매는 최후의 수단이 되고 있지만, 장기를 판 이들은 심각하고 때로는 목숨마저 앗아가는 건강 문제를 겪곤 한다.
통상 신장 공여자는 신장 하나로도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지만, 큰 수술 이후 남은 신장에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위험성이라고 미국 국립신장재단(NKF)은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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