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탈 시장의 강자 하면 코웨이 많이들 떠오르시죠.
그런데 요즘 이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했으니 국내 대표 가전기업인 LG전자입니다.
가전 공룡과의 렌탈시장 대결에서 코웨이가 과연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오늘 취재 현장에서 분석해드립니다.
<앵커>
중견 가전기업의 판매창구로 여겨졌던 렌탈 사업에 LG전자가 뛰어든 이유는 뭡니까?
<기자>
가전을 구매하는 전통적 방식에 비해 가전 렌탈은 초기비용이 적게 듭니다.
월 납부 방식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췄기 때문에 경기 영향을 덜 타죠. 높은 가격대의 제품 판매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입니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신상품으로 재계약하는 수요도 있어서 일회성 판매가 아닌 장기 고객 확보에서도 유리합니다.
LG전자는 작년부터 냉장고, 에어컨, TV, 노트북 등 주력상품에서 구독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전체 가전 매출 중에서 15%가 구독에서 발생하죠.
조주완 대표는 얼마 전 인베스트 포럼에서 렌탈 판매 비중을 전체의 2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도 공식적으로 렌탈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조만간 삼성전자도 렌탈 시장 진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시불 구매가 5~7% 남짓의 수익률을 거두는 것에 반해 렌탈은 10% 이상의 수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상품의 수익성에서도 렌탈이 유리한 편입니다.
<앵커>
렌탈 사업의 전통적 강자는 코웨이 아닙니까? 대형 가전기업들과 렌탈 시장에서 경쟁하려면 부담도 될 것 같은데요.
<기자>
최근 1년 코웨이의 주가 추이를 보시죠. 4만원대에서 횡보하던 주가가 최근 6만 7000원 수준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LG전자가 렌탈 시장에서 조 단위 매출(1조1341억원, 2023년)을 거두고 있지만 코웨이의 경쟁력은 꺾이지 않은 셈입니다.
오히려 대형사의 시장 참여를 내심 반기는 분위기도 관측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대형 가전업체의 참전으로 렌탈 시장 자체의 규모가 빠르게 커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여전히 '가전과 가구는 사서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주요 제조사가 뛰어들면서 시장 잠식보다는 전체 시장을 키우는 효과를 거둘 것이란 관측입니다.
<앵커>
기존 렌탈 기업은 정수기, 비데처럼 생활 가전 영역에 특화돼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서 오는 차이도 있을까요.
<기자>
LG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렌탈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정수기로 출발해서 최근 들어서야 대형 가전의 렌탈 판매에 나선 거죠.
기존 렌탈 업체들은 LG전자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특화에 성공하며 시장에 안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코웨이는 정수기와 메트리스 렌탈을 히트시켰고, 바디프랜드는 안마기기, 청호나이스 얼음정수기, 쿠쿠는 중간 가격대 종합 가전을 선보였고요.
만약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렌탈에 주력한다면 생활가전보다는 판매 단가가 높은 대형 가전에 힘을 실을 거란 분석입니다.
결국 대형사의 렌탈시장(대형가전) 진출이 기존 렌탈기업의 주력 상품군(생활가전)을 잠식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입니다.
오히려 삼성전자가 렌탈에 진출할 경우 제품군이 겹치는 TV와 냉장고, 세탁기, 스타일러 등 대형가전에서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코웨이의 경우 일찌감치 해외 렌탈 시장으로의 진출에도 성공했는데요,
코웨이의 1천만 렌탈 계정 중에서 약 34%가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비율은 2019년 19%에서 빠르게 높아지고 있는데요 국내에서의 '시장 포화'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핵심 경쟁자로 꼽혔던 SK매직이 가전사업부 일부를 매각하는 등 이탈 조짐도 보이고 있어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라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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