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품연구원 실장이 연구원에 암호화폐 서버를 몰래 설치하고 에어컨까지 다는 등 채굴 공간까지 마련했다가 감사에서 적발돼 해임 처분을 받게 됐다.
2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공개한 한국식품연구원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연 A 실장은 연구원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로 암호화폐 채굴용 서버를 만들고 직원들 출입이 적은 창고에 두고 화폐를 채굴했다.
심지어 연구원 예산으로 에어컨, 전기공사, 출입 감지 센서를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암호화폐 채굴과 전자지갑 관리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연결하기 위해 연구원 외부에서 쓸 목적으로 구매한 LTE 라우터로 무단으로 인터넷을 연결해 식품연 정보 보호시스템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암호화폐를 채굴했다.
당시 식품연 연구원이며 지금은 대학교수로 이직한 B씨를 통해 외부에서 서버에 접속하기 위한 우회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출퇴근 등록도 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백도어 프로그램을 통해 2023년 퇴사한 이후에도 식품연의 중요 연구자료를 외부로 유출했다.
그는 소속 직원 그룹웨어 ID로 접속해 GPU를 구매했다. 또한 정보자산 실사 중 채굴용 서버 2대가 발견돼 압류되자 이전에 신청한 GPU 구매신청서를 위변조해 압류된 암호화폐 채굴용 GPU 서버 회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NST 감사위원회는 A 실장이 연구원에 786만2천990원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회수할 것과 함께 근태 기록 부정 등록, 사문서위조 등에 따라 A 실장을 해임 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B씨에 대해서는 6월 14일 전북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형사고발 조치했으며, 현 소속 기관에도 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또 정보시스템 관리책임자인 C씨와 관리자 D씨도 징계 조치하고 식품연에는 망 분리 운영 실태 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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