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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강세론자도 돌아섰다…"향후 8주간 시장 혼란"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9-04 07:48   수정 2024-09-04 07:49



미국 뉴욕증시가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9월 첫 거래일 폭락장을 기록했다. AI 반도체 수익성 둔화 가능성이 불거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강한 매도세가 나타났고, 경기 방어주에 해당하는 통신주와 필수소비재 기업만 반등을 보였다.

현지시간 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하루 만에 119.47포인트, 2.12% 내린 5,528.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77.33포인트, 3.26% 급락한 1만 7,136.3까지 밀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626.15포인트, 1.51% 내린 4만 936.93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 제조업 지표 부진에 따른 경기 약화 가능성에 국제유가도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4.53% 내린 배럴 당 70.22달러, 런던ICE 선물 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는 4.88% 내린 배럴 당 73.44달러까지 밀렸다. 금값도 0.11% 내려 트로이온스당 2,524.8달러에 그쳤다.

● 9월 약세장 예고편?..침체 공포 일으킨 제조업 지표

미 공급자관리협회(ISM)와 S&P글로벌에서 각각 집계하는 제조업 지표는 이날 증시 하락의 기폭제가 됐다. 제조업 경기 약화는 그동안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명분으로 여겨져왔지만, 지난달 고용보고서 약화 이후 경기 둔화에 대한 전조로 여겨지고 있다.

ISM에서 기업 구매책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2%로 한 달 전의 46.8%보다 0.4%포인트 높았지만, 월가 컨센서스인 48%보다 낮았다. PMI 지수가 50선보다 낮으면 경기는 수축 국면, 50%를 넘겨야 확장 국면으로 여겨진다. ISM 제조업 PMI 조사위원장인 티모시 피오레는 성명서에서 "미국 제도업 활동은 지난달보다 더 느리게 둔화했다"며 "수요는 계속 약하고, 생산량은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과 대선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이 자본과 재고 투자를 회피하려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ISM 세부 지표에서 신규 주문은 44.6%로 한 달 전보다 2.8%포인트 줄었고, 생산도 44.8%로 0.9%포인트 낮았다. 반면 기업 재고는 50.3%로 7월 44.5%를 웃도는 등 경기 약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S&P글로벌에서 집계한 구매관리자 지수도 기대치 48%보다 낮은 47.9%에 그쳤다. 기업들은 예상보다 판매가 늘지 않는 이유로 재고를 늘리고, 신규 주문을 줄이는 등 정체된 상태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S&P 고용 지수는 올해 처음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투입 비용 지수는 16개월 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부정적인 지표 발표 이후 S&P500을 비롯한 3대 지수는 뚜렷한 반등없이 내내 하락을 이어갔다. 선물 시장을 바탕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확률을 예측하는 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서 50bp 인하 확률은 37%로 약 4%포인트 더 높였다.

S&P글로벌 마켓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명에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이러한 하락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밝혀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날 애틀랜타연은에서 집계한 3분기 GDP 전망치도 지난 주 2.5%에서 2.5%로 낮아지는 등 경기 약화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 톰 리 "8주간 시장 혼란"…BofA "매파적 점도표 조심"

펀드스트랜 창업자로 올해 S&P500와 소형주 강세 등을 전망했던 톰 리도 9월 이후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으로 돌아섰다. 톰 리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8주 동안 시장이 약간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면서 "약 63일간 미끄러질텐데, 투자자들은 신중하게 대응해야하겠지만 하락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성장에 대한 걱정 여전히 많아 보인다"며 "일자리 보고서 너무 강해도 연준의 금리 인하를 늦출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해 톰 리는 지난 8개월 가운데 7개월간 상승해왔고, 9월 지표와 선거를 앞둔 긴장감이 높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지난달 23일 잭슨홀 연설에서 9월 인하를 사실상 확정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가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전략가는 "9월 점도표에서 올해 25bp 인하를 시사한다면 100bp의 금리인하를 이미 반영한 시장은 큰 매파적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트넷은 또한 이번 주 6일 미 노동부가 공개할 8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고용이 지나치게 좋다면 금리인하 기대는 줄어들 수 있고,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온다면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이 전망하고 있는 8월 비농업 일자리수는 약 16만개로 지난 7월보다 5만 개 이상 높다. 또 실업률은 4.2%로 0.1%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윌슨 모건스탠리 수석 전략가도 보고서를 통해 "증시는 이미 연착륙 기대를 반영하고 있고, S&P500의 주가수익비율은 21배로 사상 최고 수준"이라며 추가 반등 여력이 적다고 예상했다. 마이크 윌슬은 "AI 테마가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다른 테마를 찾기 시작했다"며 "낙폭이 과대한 종목들이 따라잡기 시작할 때"라고 전망했다.



● 엔비디아 시총 3천억 달러 증발…벅셔 해서웨이는 신고가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이날 시장은 반등없이 가파른 하락으로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시장의 공포지수로도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21선을 넘어서며 9월 첫 거래일인 이날 33% 급등했다. 반도체 대표 종목인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9.53% 내렸고, 브로드컴(-6.16%), AMD(-7.82%), TSMC(-6.53%), ASML(-6.47%) 등으로 업종 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를 -7.75% 끌어내렸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 반도체 반독점 위반 증거에 대한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류를 받은 기업들은 법적인 요건에 따라 의무적으로 회신하도록 되어 있어 엔비디아에 대한 정부 소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주당 108달러선까지 밀리면서 시가총액 2조 6,490억 달러, 하루 만에 3천억 달러 가까운 시총을 내줬다.

나머지 종목들도 마이크로소프트(-1.85%), 애플(-2.72%), 알파벳(-3.94%) 등 대형 기술주를 비롯해 JP모건(-2%), 코스트코(-1.55%), 제너럴모터스(-2.75%) 등 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였다. 반면 버라이즌(2.75%), 프록터&겜블(1.74%), 펩시코(2.7%). 유나이티드헬스(1.44%) 등 방어주, 배당주 등만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지난 8월 중국 판매량이 연중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형 기술주 가운데 비교적 적은 하락폭을 보였다. 중국 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테슬라 판매량은 수출 물량 포함 8만 6,697대로 전년대비 3% 증가했다. 테슬라는 4월부터 최대 5년 무이자 대출 등 지원방안과 공공 기관 등의 운행 허가 자격을 얻은 영향으로 판매량 회복을 보였다. 한편 로이터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서 내년을 목표로 6인승 모델Y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테슬라는 이에 대해 공식 확인은 하지 않고 있다.

시장이 뚜렷하지 않은 침체 우려 속에 급락했지만, 워런 버핏의 벅셔 해서웨이는 이번에도 달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 따르면 벅셔 해서웨이는 지난 달 말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 지분을 추가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약 2,110만 주를 팔아 7월 중순 이후 누적 62억 달러 어치를 처분했다. 벅셔 해서웨이는 이날 0.19% 상승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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