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기자, 불안한 AI 반도체 시장과 별개로 삼성과 SK의 기술 주도권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대만에서 세미콘타이완이라는 행사가 오늘부터 개최됐습니다. 반도체 소재와 장비 최신 기술을 알리는 포럼인데, 올해는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의 사장급이 연사로 나섰습니다.
지난번 컴퓨텍스 2024도 그렇고 반도체 하드웨어 제조 무게축이 TSMC가 위치한 대만으로 움직이면서, 우리 기업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삼성전자에서는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SK하이닉스에서는 AI 인프라 담당 김주선 사장이 차례로 연사로 나섰습니다.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은 발표에서 6세대 HBM4부터는 베이스 다이를 파운드리에서 만들고 코어 다이를 메모리에서 만들어 결합한 뒤 고객에게 제공하는 턴키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에 HBM을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온디바이스 AI 솔루션을 강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클라우드 AI를 넘어 온디바이스 AI 시대에 전력효율성을 크게 개선한 'LPDDR5X-PIM' 모바일 D램 등 신제품에서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설명입니다.
SK하이닉스가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만큼 자체 파운드리 초미세공정 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가 AI 메모리에 시스템 반도체 역량까지 결합할 수 있는 경쟁력을 제시한 겁니다.
김주선 SK하이닉스 사장의 발표는 조금 뒤 'AI 메모리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라는 주제로 진행됩니다. 어제 또다른 연설에서 이강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7세대 HBM4E 제품도 준비 중"이라며 AI 메모리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앵커> 내년 HBM4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시점인데 시장에서는 AI 반도체 업황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자> 네. 지난달 초와 마찬가지로 AI 거품론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AI 서비스 수익으로 천문한적으로 투입하는 AI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없다는 데 기인합니다.
실제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말 '반도체 업황의 피크를 준비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며 투자자들이 곧 AI 호황보다는 피크아웃에 대해 더 걱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고점을 찍은 후 실적 증가율이 떨어질 거라고 본 겁니다. 빅테크들의 서버 투자 증가율도 마찬가지로 3분기를 고점으로 내려올 거라는 예상입니다.
<앵커>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 증가폭 축소가 현실화된다면 엔비디아 GPU와 여기에 편승한 HBM 공급도 축소되는 것인데요.
<기자> 네. 그렇지만 아직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 축소 신호는 없습니다. 오히려 과대 투자가 과소 투자보다 낫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실제 상반기 빅테크들의 AI 서버 투자 비용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상태고요. 여기에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들도 생성형 AI 투자에 적극적입니다.
엔비디아 차세대 GPU 블랙웰 출시 지연도 엔비디아가 직접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HBM 공급 증가와 기술 개발도 내년까지는 지속될 거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단, 현재까지 반도체 업황 반등은 기업들이 HBM 생산량 확대에 집중하고 이에 일반 메모리 공급량이 줄어 가격 상승 덕을 본 측면이 있습니다. 전체 반도체 수요 상승에 따른 반등은 아니기 때문에 AI 반도체를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