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처벌받은 체육지도자 자격 취소, 헌재 판단은?

입력 2024-09-05 06:22  


강제추행죄로 유죄가 확정된 체육 지도자의 자격을 반드시 취소하도록 정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달 29일 국민체육진흥법 12조 1항 관련 부분에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체육지도자가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성폭력 범죄나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되면 자격이 취소된다.

서울행정법원은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자격이 취소된 체육 지도자의 행정소송을 심리하던 중 법률의 위헌성을 가려달라며 작년 2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그러나 "일상적인 체육활동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일반 국민 모두를 잠재적 성범죄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높다"며 해당 조항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강제추행죄로 벌금형이 확정된 체육지도자는 그 자격이 필요적으로(반드시) 취소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는데, 체육활동을 하는 국민과 선수들을 보호하고 건전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체력을 증진하고 선수들을 보호·육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전문체육 분야에 대해서는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므로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밝히거나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개별 사안의 특수성이나 범죄의 경중 등을 고려하지 않고 그 자격을 필요적으로 취소하도록 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당초 법원은 국민체육진흥법 중 성범죄자가 벌금형 확정 후 10년간 지도자 자격을 획득할 수 없게 하는 부분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는데, 헌재는 '결격 기간'에 관한 위헌성 판단이 법원이 심리 중인 소송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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