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국내 전기 승용차 시장에서 기아가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의 인기에 힘입어 월간 기준 사상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 신규 등록된 기아 전기 승용차는 6천398대였다. 이는 지난해 8월(1천828대)보다 250%, 지난 7월(4천32대) 대비 58.7% 각각 늘어난 것이다.
기아가 기록한 '월간 6천398대'는 양산형 전기 승용차가 출시된 2011년 이후 국내외 브랜드를 통틀어 최대 기록이다.
기아가 '전기차의 대중화'를 내걸고 출시한 EV3가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 7월 말 인도가 시작된 EV3의 8월 신규 등록대수는 4천436대였다. 이는 기아 전기 승용차 전체 등록대수의 69.3%에 해당한다.
이어 레이 EV 1천13대, EV6 688대, 니로 EV 213대, EV9 48대 등이었다.
이 같은 기아의 선전에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및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산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기 승용차 증가세가 눈길을 끈다.
지난 8월 국내에서 전기 승용차는 총 1만3천315대 등록돼 작년 8월보다 79.2%, 지난 7월보다 7.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산 브랜드는 총 9천197대였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6.4% 증가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천256대 등록돼 작년 8월보다 33.2% 늘었다. 제네시스는 70.5% 줄어든 76대가 등록됐다.
지난달 수입 브랜드의 전기 승용차는 테슬라 등의 호실적에 22.3% 늘어난 4천118대가 신규 등록됐다. 다만 지난 7월보다는 10.2% 감소한 수치다.
테슬라는 지난달 2천208대 등록돼 작년 동월 대비 217.2% 늘었고, 폭스바겐이 911대(228.9%↑)로 뒤를 이었다. 아우디도 75.7% 늘어난 325대가 등록됐다.
'인천 전기차 화재'라는 악재를 만난 메르세데스-벤츠는 133대만 등록돼 무려 82.2% 급감했다. 화재가 난 모델인 EQE는 300대 줄어든 39대만 신규 등록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인천 화재 이후 전기차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수입보다는 국산 브랜드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국산 브랜드는 주로 국내 제조사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데다, 배터리 이상 징후 알림 및 점검·정비 시스템을 더 잘 갖추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게 인식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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