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 모처럼 큰 장이 섰습니다.
특히 수요가 높은 서울, 그중에서도 분양가가 높은 강남지역에서 물량이 쏟아진다고 하는데요.
돈 벌 일만 남은 것 같은 건설사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왜 그런지 방서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
이 단지는 '청담 르엘'이라는 이름으로 이번달 분양을 시작하는데, 3.3㎡당 7,200만원의 분양가가 책정됐습니다.
역대 최고가로 분양된 '래미안 원펜타스'보다도 비싼 가격입니다.
청담 르엘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강남구에서 2천 가구 넘는 분양 물량이 나올 예정입니다.
'강남3구'로 통칭하는 서초구와 송파구까지 합치면 연말까지 강남에 1만4천가구의 새 집이 풀립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건설사들이 미뤄둔 분양을 대거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달부터 올해 말까지 예정된 서울 분양 물량은 약 3만2천가구로, 올 들어 8월까지 분양된 1만6,500가구 대비 두 배 수준입니다.
수요가 높은 서울이라 미분양 염려가 덜하고, 분양가도 나날이 치솟고 있지만 정작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은 떨떠름합니다.
서울 아파트는 대부분 정비사업으로 공급돼 건설사가 시공만 맡는 경우가 많은 만큼 땅을 사서 건물까지 올리는 자체사업보다 마진이 낮기 때문입니다.
공사비가 올라봤자 원가 부담도 덩달아 높아지기 때문에 분양가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없다는 겁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대형 건설사 9곳의 매출원가 합산액은 1년 전보다 6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원가율이 특히 높았던 2년전 착공 물량까지 털어낸 다음에야 의미 있는 수준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건설사들의 원가 부분에 해당하는 부정적인 요인들은 당장 개선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발주처와 협의를 통한 도급 증액, 혹은 신규 단지 분양가 상승, 이런 부분들이 올해 계속 경험한 원가 부담 요인들을 상쇄할 것으로...]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원자재 가격과 정부의 공사비 안정화 방안 효과까지 실적에 반영되려면 내년 하반기는 되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편집: 이가인, CG: 김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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