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허점이 많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는 가운데 미국보다 중국에서 엔비디아 칩을 빌리는 비용이 더 싸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복수의 업계 소식통을 인용, 엔비디아의 A100 프로세서 8개로 구성된 서버 기본 구성의 경우 중국의 중소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4곳이 현지 고객사들에 시간당 6달러가량에 임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중소업체들은 같은 구성에 대해 시간당 10달러 정도를 받는다. 제재 와중에도 중국 기업들의 임대 가격이 40%가량 저렴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 중소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엔지니어 인건비와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업계 경쟁은 치열하다"면서 중국 내 저렴한 비용 덕분에 웃돈을 주고 밀수한 가격 요인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상당 규모의 엔비디아 칩이 중국에 공급되고 있으며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우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AI 거대언어모델(LLM) 훈련에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 중 A100은 2022년 가을부터 중국 수출이 금지됐고 H100은 중국 수출이 허용된 적조차 없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A100과 H100을 버젓이 손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이커머스 사이트나 전자제품 시장에서는 외국보다 약간 더 비싼 가격에 이들 칩을 파는 실정이라고 FT가 설명했다. 엔비디아 칩은 책 한권 정도 크기라 밀수도 비교적 쉽다는 것이다.
중국 온라인상에서는 엔비디아의 H100 플러그인 카드를 3만1천∼3만3천 달러에 판매 중이다. 광둥성 선전의 화창베이 전자제품 시장의 소매상들은 그보다 싼 2만3천∼3만 달러에 팔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근 가격 인하를 해 고객사들에 H100 칩을 2만∼2만3천 달러에 파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들은 말레이시아·일본·인도네시아 등의 거래상이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엔비디아 칩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서버를 들여오는 경우가 흔하다고 설명했다.
중국 회사 관계자들이 일본·말레이시아 등 외국에서 새로운 회사를 세우고 구매하는 식으로 우회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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