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는데 대출 규제…혼돈의 부동산 대응법

성낙윤 기자

입력 2024-09-11 17:39   수정 2024-09-11 17:39

    <앵커>

    최근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큰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라는 호재와 대출 규제라는 악재가 맞물린 탓인데,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알아보겠습니다.

    부동산부 성낙윤 기자 나왔습니다.

    성 기자, 우선 현재 시장 상황부터 간략하게 짚어주시죠.

    <기자>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집값이 오르고 있는 건 아닙니다.

    서울과 비(非)서울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고요.

    심지어 서울 내 같은 지역구 안에서도 단지별로 분위기가 다릅니다.

    [김효선 /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서울의 일부 지역만 유난히 과열됐던 시장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성동구 같은 경우는 중위가격이 15억 원대를 유지했는데,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150억 원으로 같은 지역구 안에서도 단지별 차이가 굉장히 커서…]

    그런데, 최근 부동산 시장에 중대 변수가 생겼습니다.

    금융당국의 가계 부채 관리 압박에 은행권에서 전방위적 대출 조이기를 시작한 겁니다.

    특히 은행들이 제각기 다른 대출 규정을 제시하며 실수요자들의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점도 또 다른 변수입니다.

    대출을 끼지 않고 집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는 만큼 금리는 주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대출 규제'라는 집값 하락 재료와 '금리 인하'라는 상승 재료가 혼재돼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대출 조이기와 기준금리 인하, 둘 중 무엇이 더 큰 힘을 발휘할지는 선뜻 예상하기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집값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올 연말까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과열됐던 매매가격 상승세가 꺾이거나 오름폭이 줄고, 거래량 또한 감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선 금리의 경우 기준금리와 별개로 시장금리 추이를 살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실제 차주들이 금융권에서 돈을 빌릴 때 적용되는 금리가 유지될지, 내려갈지, 아니면 오히려 올라갈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또 치솟는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 정책이 현실화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가계 대출 총량을 조절해 과열된 집값을 냉각시키겠다는 전략인데, 쉽게 말해 '공급 확대'에서 '수요 억제'로 방향을 바꾼 겁니다.

    이미 수요자들의 심리적 부담감과 피로감이 높아져 있는 만큼,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함영진 /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가을 이사철에 집값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정부의 입장에서는 추가 규제책을 꺼내들 수밖에 없는데요. 대표적인 것이 조정대상 지역이나 토지거래허가구역 같은 직접적인 규제지역을 선정하는 것입니다.]

    실제 정부는 최근 계속해서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들에 대해서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시장 상황과 별개로 생애주기에 따라 매수 계획이 있는 분들도 있지 않습니까?

    지금 집을 사는 건 어떤가요?

    <기자>

    전문가들은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실수요자의 관점에서 어쩌면 고점일지도 모르는 지금의 매매가를 온전히 감당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데요.

    대신 무주택자와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책 혜택을 충분히 활용하라고 제안했습니다.

    또 신축만 고집하는 게 아닌 기존 주택, 경매 매물 등 눈높이를 낮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를 살펴 추가 대출 여력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편, 투자의 관점에서는 공격적인 매수를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다주택자 중과 등 제약 사항이 많은 만큼 '아파트'에만 집중해 무분별하게 몸집을 확장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김윤희 / 하나은행 부동산 전문위원: 투자자분들이 사실 가장 어려운 시장인 건 맞아요. 규제도 이쪽으로 집중이 되어 있다 보니까 투자 볼륨이나 수를 늘리시는 부분은 많은 제약이 따르거든요. 주택과 상업용 등 다양한 물량을 섞어서 투자를 하시는 관점으로…]

    금리가 떨어질 것이란 판단 하에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영상취재 이창호, 영상편집 권슬기, CG 김민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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