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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I에 무너진 시장, 젠슨 황이 살렸다…엔비디아 8%대 폭등 [글로벌마켓 A/S]

김종학 기자

입력 2024-09-1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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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엔비디아 AI 가속기 수요가 강력하다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의 발언 영향으로 일제히 강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전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에 실망한 시장은 AI 관련 기술주들의 강력한 수요와 낙관적 전망 등으로 반등했다.

현지시간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61포인트, 1.07% 뛴 5,554.13을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도 엔비디아 등 그간 하락이 컸던 반도체 지수가 약세론을 떨어낸 영향으로 하루 만에 369.65포인트, 2.17% 뛴 1만 7,395.53까지 올라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애플, 아마존, 세일즈포스의 상승이 은행주 약세를 상쇄하면서 124.75포인트, 0.31% 오른 4만 861.71을 기록했다.

● 예상 빗나간 소비자물가지수…빅컷 기대 사라졌다

현지시간 11일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2%로 시장 예상치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올라 시장 예상치이자 전월 기록인 0.2% 대비 0.1%포인트 높았다. 전년대비 변동폭은 3.2%로 동일했지만 세부 물가 항목의 반등 가능성에 시장은 실망했다.

식품 물가는 전월 0.2% 상승에서 0.1%로 둔화했고, 에너지 물가는 중국 부동산 침체와 신에너지차 보급 확대 등 수요 약화 여파에 지난달 0.8% 하락을 기록했다. 상품 물가도 대체로 하락을 보였지만 신차 가격은 전월 0.2%감소에서 보합으로, 중고차가격은 -0.1%로 전월 -2.3%보다 하락폭이 더뎌졌다.



이번 지표 발표의 핵심은 고질적인 인플레이션 압박 요소인 주거비다. 주거비 항목은 7월 0.4%, 지난달에는 0.5%까지 뛰었고, 1년 전과 비교해 5.2%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주거비 하위 항목인 임대료가 0.5%로 상승폭을 키웠고,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 호텔비는 전월 0.2%에서 8월 1.8%로 치솟았다. 미국의 주택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여파에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OER)도 0.5%로 상승폭을 키웠다.

이러한 지표에 대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테판 유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CPI 지표에 대해 "예상보다 높은 물가지표로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 50bp가 아닌 25bp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준의 2% 근원 PCE 물가 목표에 여젆히 거리가 있고, 경기 사이클에 대한 경계감으로 25bp의 인하가 유력하다는 진단이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이번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해 "하루 뒤에 나올 생산자물가를 봐야하겠지만 연준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50bp 인하해야 한다는 긴급성은 줄었다"고 진단했다. 또한 "현 단계에서 소비잡물가 상승률이 견고하다는 것은 실질 소득은 약해지면서 연준은 중립금리를 향해 더디게 나아가는 것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남은 관건은 내일 나올 생산자물가지수와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경제전망(SEP)에 담길 점도표다. 문제는 이날 장 막판 전해진 돌발 변수다. 미 연준은 감사보고서에서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5년간 FOMC위원들의 발언이 통제된 블랙아웃 기간 신고없이 매매를 한 사실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보스틱 총재는 5만 달러 이상의 채권을 제3자를 통해 거래한 의혹으로 그간 조사를 받아왔다. 이번 감사 보고서에서 결론적으로 증거 없음 판정이 나왔지만, 전례를 감안하면 보스틱 총재가 물러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연초 매파적 입장에서 최근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 발언을 이어온 인물이다. 연준의 향후 금리인하에 대해 주장할 위원의 구성을 두고 불확실성이 불가피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선물시장을 바탕으로 통화정책 변화 확률을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에서도 기류 변화가 뚜렷하다. 시장은 이날 오전 지표 발표 직후 25bp 인하 가능성을 85%까지 높여 반영했다. 반면 50bp인하 확률은 전날의 절반 수준인 15%까지 낮췄다.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오전 내내 가파른 반등을 이어가던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39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미 국채 경매가 예상보다 높은 수요를 반영하며 진정세를 보였다.



● 불확실성 덜어낸 젠슨 황 "수요 강력"…엔비디아 숏커버리에 8% 폭등

개장 직후 하락하던 시장을 밀어올린 건 골드만삭스에서 이번 주 진행하고 있는 통신, 기술 콘퍼런스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블랙웰을 본격 생산에 들어가 4분기부터 내년까지 늘려나갈 것"이라며 "수요가 너무 크고, 누구나 먼저 얻고 싶어한다"며 강력한 사업 환경임을 강조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우리에게 1달러를 지출하면 5달러를 창출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비용이 두 배 증가하더라도 컴퓨팅을 20배 단축하면 10배의 절감 효과를 보는 것은 이제 놀랍지 않다"면서 기업들의 수요가 늘어난 배경을 거듭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독립 매체인 세마포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수출 허가가 내려질 가능성까지 단독으로 전하면서 긍정적 투자 심리를 살렸다.

AI 경쟁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에 대한 우려를 키웠던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수익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케빈 스캇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책임은 "조만간 중요한 AI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한계 수익이 감소하는 시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전날 디 인포메이션의 보도로 '스트로베리'라는 추론 기반 생성형AI 상용화 계획이 알려진 오픈AI도 이날 1,500억 달러 추가 자금 조달 계획이 전해지는 등 업계 활기가 이어지고 있음을 전했다.



금융주 가운데 JP모건 체이스가 0.81% 반등했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주요 주주인 벅셔 해서웨이가 지난주 금요일부터 사흘간 추가 지분 매각을 한 사실이 알려져 0.71% 내렸다. 벅셔 해서웨이는 7월 중순부터 12주 연속 뱅크오브 아메리카 지분을 줄였다. 한편 워런 버핏이 절대 팔지 않겠다고 선언한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은 이날 1.42% 내린 50.66달러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는 벅셔 해서웨이 매입 가격으로 알려진 56달러선을 밑도는 주가다.

전날 미 대선 후보인 민주당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론 영향에 트럼프 미디어 주가가 10.47% 내렸다. 두 후보가 뚜렷한 경제 정책과 진전된 아젠다를 선보이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폴리마켓 등 예측 기관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당선 확률을 높여 49%대 도널드 트럼프 후보 49%로 양측의 당선 확률을 동일하게 반영하고 있다. 민주당 정부의 집권 연장 기대로 이날 퍼스트솔라가 15% 오르는 등 태양광주도 강세를 보였다.

국제유가는 이날 미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났음에도 허리케인 북상 소식으로 인해 크게 반등했다. 미 에너지 정보청에 따르면 주간 원유재고는 83만 3천 배럴 늘고, 휘발유 재고가 231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소식은 허리케인 프랜신이 멕시코만에서 루이지애나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에 묻혔다. 멕시코만을 운항하던 유조선에 경보가 내려졌고, 내일까지 걸프만의 천연가스 생산량은 49%, 원유생산도 39% 가량 영향을 받게 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이날 2.36% 뛴 배럴당 67.3달러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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