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적한 경기 부진의 원인
정부와 금융 당국의 역할과 대응 전략
고물가·고금리로 줄어든 가계의 실질 소득
올해 한국 증시는 주요 20개국(G20)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월 6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3%의 등락률로 19위를, 코스닥 지수는 -16.3%로 23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부진에는 네 가지 주요 요인이 있다고, 박문환 전문가는 밝혔다.
첫째,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으로 인해 국내 설비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반도체, 정보기술(IT) 기기 등 자본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수출 업종이 재편되면서 수출이 고용 및 가계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약화되었다”고 분석했다.
둘째,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가계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고 있다. 생활 물가 상승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고금리 정책이 소비 여력을 줄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필수 소비재를 포함한 생활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는 대다수 경제 주체가 느끼는 체감 물가가 지표 물가보다 더 높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셋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국내 주식을 3조 원 넘게 순매도한 반면, 해외 주식은 13조 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는 국내 증시의 거래 대금 감소로 이어져 시장의 유동성을 저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 매매 차익 비과세라는 인센티브가 부자 투자자들을 국내 증시에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유인책이었다”고 강조했다.
넷째, 글로벌 빅테크 주식의 조정으로 기술주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가 타격을 받고 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수익 모델의 의구심이 커지면서 관련 주식들의 주가가 하락했고, 이는 국내 증시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AI가 증기기관의 발명에 버금가는 혁신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금투세에 대해서는 충분한 계획과 시스템 구축이 전제되어야 하며,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시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체감 경기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수출과 내수 산업의 균형 발전, 유통 구조의 효율화를 통한 물가 안정, 가계 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 구조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한국 증시의 부진은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접근과 정책적 노력이 요구된다. 정부와 금융 당국, 기업들이 협력하여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문환 전문가의 ‘스페셜 리포트’는 매월 2, 4주차 금요일 자정 12시 한국경제TV에서 방영되며, 와우넷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