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보장·수입 반대 촉구 집회
쌀값 폭락에 뿔이 난 농민들이 추수를 앞둔 논을 갈아엎으며 정부에 실효성 있는 쌀값 보전 대책을 요구했다.
농민들은 19일 논을 갈아엎기에 앞서 발언대회를 열고 "정부는 지난해 쌀 한 가마당 20만원의 가격을 보장한다고 해놓고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25년 전 쌀값이 19만원인데 현재 17만원대다. 생산비도 나오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이어 "최근에는 2만㏊ 물량(약 10만t)을 사료용으로 우선 처분하겠다는 수확기 쌀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 이 정도 찔끔 격리하는 것으로는 쌀값 폭락을 막을 수 없다"면서 "공공비축미 수매계획에서는 지난해 생산된 쌀을 수매하겠다고 밝혔는데, 햅쌀은 사료용으로 처분하고 묵은 쌀은 비축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국내 연간 평균 생산량의 11%에 달하는 40만8천t의 수입쌀이 매년 들어오고 있는데, 정부는 과잉생산이 가격 폭락의 원인이라며 농민들에게 재배 면적만 줄이라 한다"며 "정부는 쌀 수입 중단부터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발언대회가 끝난 뒤 농로에서 대기하고 있던 6대의 트랙터에 시동이 걸리더니 이내 로터리를 내리고 굉음을 내며 알곡들이 여문 논 위를 질주했다.
이날 갈아엎어진 논 6마지기(약 4천㎡)에는 추수를 열흘가량 앞둔 벼들이 노랗게 익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벼이삭이 속절없이 갈려 나가는 모습을 보다 마이크를 잡은 한 농민회 관계자는 "알곡 하나하나는 농민들의 피와 땀"이라며 "제 손으로 밭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심정을 정부는 알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곡 80㎏ 한 가마 가격은 지난해 21만7천552원이었으나, 올해 8월 17만7천740원으로 18.3%(3만9천812원)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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