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예견된 '빅컷'…한은, 10월의 선택은

유주안 기자

입력 2024-09-19 17:46   수정 2024-09-19 17:46

    <앵커> 미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0%로 0.50%포인트 낮추면서 시장에서 기대한 '빅컷'을 현실화했습니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는 코로나 펜데믹이 시작된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인데, 우리나라를 포함한 금융시장 미칠 영향 진단해보겠습니다. 경제부 유주안 기자입니다. 아무래도 고용시장이 식고 있다는 판단에서죠?

    <기자> 각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결정할 때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변동폭을 25bp로 수준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미국 FOMC가 50bp를 한번에 낮춘 것은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고용 둔화 위험이 커졌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연준의 성명서를 보면 고용시장에 대해 달라진 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일자리 증가 속도가 완만해졌다는 종전 표현에서 느려졌다,고 바뀌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연준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의 연착륙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침체 우려 때문이 아니라, "경기하방 위험에 적극 대응하는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연준은 추가 금리인하도 시사했습니다. 일회성 금리인하에 그치지 않고, 금리 인하로 방향을 트는 '피벗'의 포문을 열었다는 것이고요,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점으로 그려 나타낸 '점도표'(dot plot)의 중간값은 종전 5.1%에서 4.4%로 내려갔습니다.

    세부적으론 19명의 위원중 16명이 올해 안에 25bp 또는 50bp 추가 인하를 점치고 있습니다. 앞으로 11월과 12월에 남은 위원회에서 최소 한 번 이상 금리를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내년에도 이같은 기조는 이어지며 100bp 추가 인하가 점쳐집니다.

    <앵커> 연준은 경기침체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못 박았지만 시장참가자들은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지요?

    <기자> 파월 의장이 금리인하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미국이 침체 우려 때문에 빅컷을 단행한 건 아니라고 강조를 했습니다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요, 시장이 기대했던 빅컷 이후 뉴욕증시가 하락마감한 것이 대표적인 투자심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연준은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눈길을 끌었는데, 석달전 2.1%로 전망했던 수치를 약간 내려 2.0%로 조정했습니다. 실업률 전망치는 4.4%로 올렸는데, 0.4%p나 올라갔습니다.

    또한 과거 1980년대 이후 미국이 금리인하에 나섰던 과거 7번의 사례를 살펴보면, 90년대까지는 4번의 인하가 연착륙으로 이어졌지만 이후 세 번의 사례에선 1년내 경기침체로 이어진 바 있습니다.

    파월 의장은 경기침체 우려를 일축하는 대신 “뒤쳐지지 않겠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지난 7월 미국이 금리인하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 적이 있고, 그 사이에 영국과 유럽 중앙은행 등이 앞다퉈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상황을 의미하는 걸로 보입니다. 과거 사례에서 미국이 금리인하를 한 뒤에 경기가 침체되지 않았다면 평균 6~7개월 뒤부터 경기가 반등한 경험이 있고, 9월 인하 단행에 앞서 이미 5월부터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빠져왔기 때문에 연말부터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각국의 금리인하 행렬을 보이고 있는데, 한은의 10월에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졌다고 볼 수 있나요

    한국은행은 오늘 오전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 시장 영향을 점검했는데요. 유 부총재는 "향후 국내 경기·물가 및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지금까지 연준(5.0~5.5%)과 우리 금통위(3.5%)의 정책금리가 무려 2%p 차이가 난 상태로 쭉 있다보니 한은이 미국에 앞서 금리를 움직였다간 외환시장 변동성 키우고 자본유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돼 왔습니다. 이제 미국이 금리인하 기조로 돌아섰으니, 내수부진 우려와 가계대출 증가 등 국내 상황에 집중해 금리를 결정하겠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다만, 내수를 살리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겠지만, 또다른 측면에선 국내 금융불안 요인인 가계대출 수요를 더욱 자극할 수도 있습니다. 이 두가지가 서로 상충하는 점이 있기 때문에 한은의 고민은 10월까지 지속될 전망입니다.

    다행인 점은 9월부터 강화된 가계대출 규제인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됐고, 실제 정책 시행 이후 9월 첫 주에 5대은행의 주담대 증가규모가 첫째주 9천억원, 둘째주 약 1조3천억원으로 총 2조2천억원 가량 증가하며 전달에 비해 상당히 증가속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꺾인다면 한은은 내수회복에 좀더 무게를 둘 여지가 높아지겠지요.

    <앵커> 오늘과 내일 일본은행도 기준금리 결정하는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지요? 일본은 금리인하에 속속 나서는 다른 나라들과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것이 가져올 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기자> 일본은행은 오랜 엔저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등 부작용으로 인해 지난 7월 말에 기습 금리인상에 나섰습니다. 이를 전후로 엔화가치가 급등하면서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급속도로 청산됐고,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을 키워 원성을 샀습니다. 일본은행이 연달아 내일 또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은 많지는 않은데, 현재 경기의 판단과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떠한 메시지가 나올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시장에 주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은행 인사들은 연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하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가져올 영향만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의 금리인상까지 겹치는 경우의 효과를 가늠하긴 쉽지 않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엔캐리트레이드의 급격한 청산입니다. 그동안 일본이 제로금리였으니까 값싼 엔화를 활용해 세계 고금리 통화와 증권시장에 투자했던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은, 엔화가치가 올라간다면 청산되어 본국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이같은 청산이 급격하게 일어난 경우, 예를 들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19 직후의 경우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는 등 부작용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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