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소비가 크게 둔화된 중국에서 올해 사흘(15∼17일)간 중추절(추석) 연휴 "월병(月餠)이 왜 안 팔릴까?"가 현지 소셜미디어 인기 검색어가 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월병이 왜 안 팔릴까?"라는 글이 최근 중국 웨이보에서 8천100만여건의 조회수와 7천500여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큰 화제가 됐다.
웨이보의 한 누리꾼은 "우리 회사의 올해 월병 구매량이 작년보다 3분의 2 줄었다"고 썼다.
이 여파로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월병 제조업체 '광저우 레스토랑'의 주가는 중추절 연휴 직후 증시 개장 첫날인 18일 오전 3% 이상 급락했다. 또 다른 주요 월병 제조사 '저장 우팡자이'의 주가도 4% 떨어졌다.
중국베이커리산업협회의 지난달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 월병 생산량은 총 32만t, 판매액은 220억위안(약 4조1천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생산량 30만t, 판매액 200억위안(약 3조8천억원)에 불과했다. 생산량은 6%, 판매액은 9% 각각 감소한 것이다.
소매 모니터링 에이전시 브랜드CT.cn에 따르면 올해 월병의 주요 판매 가격대는 70∼200위안(약 1만3천원∼3만7천600원)으로 작년의 80∼280위안(약 1만5천∼5만2천600원)보다 폭이 좁아졌다. 선물용으로 팔리던 500위안(약 9만4천원) 이상 고가 제품은 아예 거의 사라졌다.
SCMP는 "중국 중추절의 필수품인 월병의 판매 부진이 약한 내수와 국가 경제에 더 많은 걱정을 드리우고 있다"며 "중국 경제 둔화 속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월병 시장이 얼어붙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내수 살리기 노력에도 중추절 소비는 살아나지 못했다.
화타이 증권에 따르면 이번 중추절 연휴 기간 중국 국내 관광에서 호텔과 항공기 요금은 비수기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내 인구 흐름을 반영하는 바이두 이동 인덱스도 중추절 연휴 첫날인 15일 지역을 넘나드는 여행이 지난 6월 단오절이나 4월 청명절 연휴 때보다 적었음을 나타냈다.
여행 사이트 트립닷컴 자료에 따르면 다음 달 초 국경절 연휴 예약 데이터도 중국 국내외 항공편 요금이 작년 동기간보다 20% 이상 급락했으며, 호텔 가격도 내려간 것으로 드러났다고 SCMP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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