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연착륙·AI 회의론 여부 따라 환매압력↑"
단기 투기성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지난달 초 대부분 청산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지난 16일 발간한 '최근 엔캐리트레이드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엔캐리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엔케리트레이드 포지션의 규모를 정확히 특정하긴 어렵지만, 금융시장은 선물 거래 포지션, 대출 등 은행 대차대조표상 거래,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대용변수를 통해 대략적인 거래 규모를 추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초 청산된 엔캐리트레이드는 선물시장의 단기 투기성 자금으로 파악했다. 현재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기성 단기 엔캐리트레이드는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비상업 엔화선물 매도포지션은 역사적 최대치(191억 달러) 다음으로 높은 수준(143억 달러)까지 늘어났다가 8월 초 모두 청산됐다. 엔화 강세와 함께 엔화 선물은 지난달 27일 22.5억 달러 순매수 상태로 전환됐다.
개인의 레버리지 환투자인 엔화 순매도 포지션도 7월 말 124억 달러까지 높아졌다가 8월 중 대부분 청산됐다. 실제 8월 말 기준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1억 4천만 달러로 크게 축소된 상태다.
다만, 엔화 대출 등 은행 거래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은 여전히 큰 규모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투기성 외 목적 자금이 포함된 은행 대차대조표상 엔캐리트레이드는 최근에도 규모가 크게 축소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외국은행 일본지점이 본국에 송금한 규모는 7월말 762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결제은행(BIS)가 집계한 해외 비은행 부문에 대한 글로벌 은행들의 엔화대출 규모는 올 3월말 2,767억 달러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또, 일본의 해외증권 및 주식투자는 중장기적인 성격이 강해 최근에 특별한 변동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그 규모는 크게 늘어났다고 한국은행은 진단했다.
일본의 해외투자 포지션을 살펴보면 총 11조 달러의 자금이 해외 투자돼 있으며, 채권비중은 줄고 외국인직접투자(FDI)와 주식 투자 비중이 증가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현재 채권투자 잔액은 2조 3천억 달러, 주식투자 잔액은 2조 2천억 달러로 집계됐다.
한은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정책당국의 특별한 개입 없이 단기간의 변동성 급등에서 안정세로 빠르게 회복된 모습"이라면서도 "엔캐리트레이드 자금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해외 비은행권에 대한 글로벌 엔화대출이나 일본 투자자의 해외투자 등 규모가 과거보다 커졌다"고 짚었다.
이어 "향후 엔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일본의 해외 채권 투자 자금 중 미헤지물량의 처분이 우선적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일본 개인의 해외 주식 투자 자금은 중장기 투자성격이 강해 미 경제의 연착륙이 진행되는 한 안정적인 유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현실화, AI 기술에 대한 회의론 등이 나타날 경우 환매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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