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의 유럽산 유제품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분쟁제기 절차에 착수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WTO에 '협의 요청' 개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의 요청은 WTO 분쟁해결 절차의 가장 첫 단계이자 정식 제소 전 단계로, 분쟁 당사국 간 양자 협의를 통해 조정안을 찾아보는 과정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EU는 패널 구성 등 WTO 개입을 요청하는 정식 제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WTO 협의 요청은 중국이 EU산 유제품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지 불과 한 달만이다.
EU는 "조사 초기 단계에서 (WTO에) 이의를 제기하기로 결정한 첫 사례"라며 "중국이 단기간 내 근거 없는 혐의와 불충분한 증거로 무역 방어 조처를 사용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번 유제품 조사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 계획에 대한 일종의 보복성 무역 조치라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21일 EU에서 수입된 유제품이 부당한 보조금으로 자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며 상계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확정관세 부과 계획 초안을 중국측에 통보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EU는 과잉 보조금을 받은 저가 중국산 전기차가 유럽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기존 일반 관세 10%에 최대 36.3%포인트의 확정적 상계관세를 5년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회원국 투표 가결 시 내달 30일께부터 시행된다.
중국은 앞서 1월과 6월에는 각각 EU산 브랜디와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EU는 잇단 조처가 보복성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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