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하나금융지주 제외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밸류업 지수를 공개했습니다.
지수에는 기업가치가 우수한 100개 종목이 포함됐는데, 코스닥 기업이 시장 예상보다 많은 33개나 들어갔습니다.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신 기자, 밸류업 지수에 어떤 종목이 들어갔나요?
<기자>
코스피 기업 67곳, 코스닥 기업 33곳이 포함됐습니다.
코스피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Oil 등이 들어갔고, 코스닥에선 JYP 엔터테인먼트와 메디톡스, 하나머티리얼즈 등이 편입됐습니다.
눈에 띄는 점은 코스닥 기업이 예상보다 많이 포함됐다는 건데요.
시장은 코스닥 기업이 10곳 정도 선정될 것으로 봤는데, 이보다 3배나 많이 들어갔습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이 2,146조 원으로 코스닥보다 덩치가 6배가량 큰데도 불구하고 코스닥 기업이 밸류업 지수에서 3분의 1이나 차지한 겁니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유가와 코스닥 종목 수 비중을 7대 3 비율로 구성해 시장 간 종목 배분을 적절하게 반영했다고 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예상대로 자동차와 운송, 금융 등이 포함됐는데, 금융의 경우 편입 후보로 거론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는 지수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NAVER와 LG화학, KT 등도 편입이 불발됐습니다.
<앵커>
기존 지수와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기자>
대표 지수인 코스피 200은 지수를 산출할 때 순이익과 배당, ROE 등 질적요건을 고려하지 않는 반면 밸류업 지수는 당기순이익, 배당과 자사주, PBR, ROE 등 질적요건을 잣대로 종목을 선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시가총액이 상위 400위 안에 들면서 순이익이 2년 연속 적자가 아니거나 2년 합산 손익이 적자가 아닌 기업이 선정됐고요.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습니다.
또 2년 평균 PBR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에서 상위 50% 안에 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시가총액부터 PBR에 이르기까지 4개 요건을 충족한 기업을 먼저 추리고, 그 기업 가운데 2년 평균 ROE가 우수한 기업순으로 최종 100개 종목을 선정했다고 거래소는 설명했습니다.
특정 종목의 지수 내 비중은 15%를 넘을 수 없도록 했고, 지수 변경은 매년 6월 한 차례 정기 변경을 거쳐 진행될 예정입니다.
실시간 지수는 오는 30일부터 산출되고요. 지수선물과 ETF는 11월 초 상장 예정입니다.
<앵커>
밸류업 공시를 아직 안한 기업도 지수에 포함된 이유가 있나요?
<기자>
지수 내 종목을 100개 이하로 구성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유동성이 떨어지면 연기금 등 대규모 기관 자금이 들어오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건데요.
때문에 거래소는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한 기업에 대해서도 수익성과 시총, 유동성 등 최소 요건만 충족하면 지수에 2년간 편입해 주기로 했습니다.
전날까지 밸류업 공시를 한 기업은 13곳으로 예고 공시까지 포함하면 40곳입니다.
현대차와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이 이런 특례를 통해 지수에 포함됐습니다.
밸류업 표창기업도 2년 동안 특례편입됩니다.
밸류업 공시를 이행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선 패널티가 부과될 예정입니다.
<앵커>
밸류업 지수를 시뮬레이션 한 결과도 공개됐죠. 기존 지수보다 수익률이 월등히 높았다고요?
<기자>
거래소는 밸류업 지수와 코스피 200, KRX 300 지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도 공개했는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밸류업 지수의 5년 수익률은 44%로 코스피 200과 KRX 300을 10%포인트가량 앞질렀습니다.
최근 1년 수익률은 밸류업 지수만 유일하게 10%를 넘겼습니다.
만약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에 동일하게 1억 원을 투자했다면 밸류업 지수는 1,250만 원을, 코스피 200은 430만 원의 수익을 낸 겁니다.
투자 지표도 밸류업 지수가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밸류업 지수의 ROE와 배당성향 모두 코스피 200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았습니다.
<앵커>
밸류업 지수에 대한 시장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기대했던 것보다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기존 코스피 200 지수와 큰 차별점이 없고, 코스피 100 지수를 새로 만든 거나 다름 없다는 반응이 나옵니다.
시장이 아쉬움을 나타낸 지점은 종목 선정 기준이 너무 낮다는 건데요.
종목을 선정할 때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하도록 한 조항이 대표적입니다.
밸류업 지수가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구색만 맞추면 지수에 들어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은 대부분 기업이 하고 있다"며 "배당성향이 10% 기업이나 20% 기업이나 지수에 모두 포함되는 만큼 기존 지수와 차별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의 밸류업 지수인 JPX 프라임 150 지수는 최소 ROE가 8% 이상이고, PBR이 1 이상인 기업만 포함되도록 함으로써 선정 기준이 좀 더 까다로운 편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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