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사는 한 50대 남성이 엠폭스 의심 소견을 받은 뒤 검사를 받기 위해 경남 소재 병원 2곳을 잇따라 접촉했지만 검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호흡 곤란 등 증세로 전남지역 병원에 입원해 있던 A씨는 지난 19일 오전 9시께 손과 발에 수포가 올라오는 등 증세로 의료진으로부터 엠폭스 의심 소견을 받았다.
다른 병원에서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받은 A씨는 이후 경남지역의 한 대학병원을 방문했지만 "외래 접수는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같은 병원 응급실에서는 "봐줄 의사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당황한 A씨는 오후 무렵 본인이 거주하는 도내 한 보건소에 검사를 문의했지만, 해당 보건소는 검사가 불가하다고 안내했다.
보건소 측은 대신 검체 채취가 가능하다는 병원을 찾아 A씨에게 안내했지만, A씨가 도착했을 무렵 해당 병원은 다시 검사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결국 당일 오전 검사 권고를 받은 지 10시간 만인 오후 7시께가 돼서야 거주지 보건소에서 엠폭스 검체 채취를 받을 수 있었다.
검체 채취는 간단했다. 의료용 면봉으로 곳곳의 수포를 터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돼 1분도 안 걸렸다는 게 A씨 설명이다.
A씨는 엠폭스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바깥에서 활보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검사를 받을 때까지 본인 차량 안에서만 머무르며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보건소 측은 "질병관리청 지침상 감염병관리과가 있는 병원에서 검체 채취를 하도록 돼 있다"면서도 "도 등과 논의를 거쳐 민원인 보호 차원에서 우선 보건소에서 검사를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건소 측은 냉장보관해둔 검체를 다음날인 20일 경남보건환경연구원에 보냈고, 연구원 측은 당일 오후 늦게 A씨에게 '음성'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3급 감염병인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엠폭스는 걸리면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근육통, 두통, 호흡기 증상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보통 1∼4일 후에 얼굴이나 입 등에 발진이 나타난다.
감염 후 대체로 2∼4주 지나면 완치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면역 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제외하면 대부분 대증적 증상 완화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나아진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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