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키면 더 받으면서…가격차 '쉬쉬'

입력 2024-09-29 14:23   수정 2024-09-29 14:24



외식업체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를 잇따라 도입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가격 차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햄버거 브랜드 상위 5개 중 이중가격제를 적용하는 업체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 4개다.

하지만 이들 업체 가운데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에서 배달용과 매장용 메뉴 가격 차이를 명확하게 고지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제품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지난 24일 배달 메뉴 가격을 추가로 올리면서 3년 만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했지만, 배민 내에서 일부 매장만 "배달 가격은 매장과 상이할 수 있다"는 모호한 문구로 이중가격제를 알리고 있다.
롯데리아 자사 앱에서는 배달 메뉴 가격이 단품은 700∼800원, 세트는 1천300원 각각 추가된다고 팝업창에서 공지했다.

맥도날드는 최근 이중가격제가 논란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배민 내 매장별 페이지에서 "배달 시 가격은 매장과 상이하다"는 안내문을 넣었지만, 금액 차이는 알리지 않았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의 대표 상품 배달용 가격은 매장보다 각각 1천300원 더 비싸다. 배달 주문 수량이 많을수록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로, 4인 가족이 맥도날드 빅맥세트나 롯데리아 리아불고기세트를 배달 주문하면 5천200원을 더 내야 한다.

지난 3월 이중가격제를 다시 도입한 KFC는 배달앱에서 이중가격제를 전혀 공지하지 않았다.

버거킹은 배달앱에서 "딜리버리 서비스 메뉴의 가격은 매장 가격과 상이할 수 있다"고만 공지했다.

이중가격제는 햄버거 브랜드뿐 아니라 커피 브랜드, 식당 등에서도 많이 적용된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는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지만, 매장용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배달앱에도 소비자가 이중가격제를 잘 알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최근 쿠팡이츠 등 배달앱 4곳에 공문을 보내 이중가격제 표시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2월에도 권고했지만 개선되지 않자 1년 반 만에 재차 권고한 것이다.

소비자원은 지난 2021년에도 햄버거 브랜드 등에 배달 주문과 매장 구입의 제품 가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주문·결제 과정에서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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