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잦아드나 했더니…또 멈춘 아파트 공사장

방서후 기자

입력 2024-09-30 17:27   수정 2024-09-30 17:27

    <앵커>

    한 때 강북 최대어로 꼽혔던 재개발 아파트 공사 현장이 입주를 8개월 앞두고 중단 위기에 놓였습니다.

    공사비가 급등하며 갈등이 빚어진 건데, 계속 이러다간 집도, 철도도, 아무것도 못 짓게 생겼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동에 위치한 장위4구역 재개발 현장.

    2,800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공사 중단을 예고하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공사비 갈등이 커지면서 내년 5월 입주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이곳의 공사비는 지난 2009년 시공사 선정 총회 당시 3.3㎡당 38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본계약과 착공을 거치며 515만원으로 뛰었고 올해 1월부터 세 번째 증액 협상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공사가 요구한 공사비 인상분을 조합이 거부하면서 제2의 둔촌주공 사태가 목전에 닥친 겁니다.

    공사비 갈등으로 인한 파열음은 수도권 곳곳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에서는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며 유치권 행사에 나섰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4구역의 경우 조합이 보유한 사업지 일부가 가압류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공사비 관련 갈등이 잇따르자 올해 한국부동산원이 전국에서 검증한 공사비만 2조7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공사비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높아진 건설사들이 아예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사전청약까지 받고도 본청약을 취소한 단지가 6곳이나 되고, 서울 경전철이나 각종 정부 발주 SOC 사업에서도 발을 빼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공사비 갈등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시멘트 등 건설자재의 가격 인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유선종 /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시장에 불협화음을 주고 있는 이런(공사비 등) 부분들이 시장 기제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불거지는 거라면, 지금은 곪은 부분들이 터지고 있는 거니까 쥐어짜고 해결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택 공급과 건설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공사비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영상취재: 양진성, 영상편집: 이가인, CG: 홍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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