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집권 자민당의 신임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67)가 1일 총리로 선출됐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열린 총리 지명 선거에서 각각 과반 표를 얻어 총리직에 올랐다. 초대 총리인 이토 히로부미 이후 제102대 총리다.
12선 의원인 이시바 총리는 농림수산상, 지방창생담당상, 방위상 등을 지냈다.
그는 다른 자민당 내 강경 보수 인사들과는 달리 비교적 온건한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으며, 일본의 전쟁 책임 문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그가 방위력 강화를 강하게 주창해온 점에 비춰 자위대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 등을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이날 오후 나루히토 일왕에게서 임명장을 받고 새 내각을 정식으로 띄운다.
이시바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맞섰던 자민당 비주류 출신으로 새 내각을 측근 의원과 무파벌 인사로 채웠다. 자신을 포함해 내정 각료 20명 중 12명이 기존 파벌에 속하지 않은 무파벌인사로 분류된다.
최대 파벌 '아베파' 출신 의원들은 각료직에서 모두 배제됐다. 아베파는 작년 말 터진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인물이 가장 많은 파벌이기도 하다.
각료 내정자 중 13명이 이전에 각료를 지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의원 조기 해산과 총선거를 앞둔 자민당이 과거의 정치자금 문제와 결별했다는 것을 보여주며 쇄신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방위상을 지낸 경험이 있는 이시바 총리는 측근 안보 전문가를 내각에 중용했다. 외무상에 총재 선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을, 방위상에는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을 각각 기용하기로 했다.
이와야 신임 외무상 내정자는 2019년 9월 방위상 퇴임 전 "한일 양국이 외교적으로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안보에서는 한일·한미일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며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에는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한 옛 '기시다파' 2인자이자 총재 선거 경쟁자였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을 유임시키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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