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살률이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10대 자살률이 크게 높아져 10대 사망자 수가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늘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지난해 사망자 수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작년 사망자 수는 35만2천511명으로 전년보다 5.5%(2만428명) 감소했다. 사망자 수가 줄어든 것은 2019년(-1.2%) 이후 4년 만이다.
최근 고령화로 사망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인데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17.4% 급증한 37만3천명을 기록해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후 역대 최다로 올라섰다. 그러나 작년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사망자 수가 줄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7천442명으로 전년보다 2만3천838명(-76.2%) 급감했다. 코로나19는 사망 원인 순위에서도 2022년 3위에서 지난해 10위로 하락했다.
고의적 자해(자살) 사망자 수가 1만3천978명으로 전년보다 8.3%(1천72명)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인 자살률은 27.3명으로 8.5%(2.2명) 상승했다. 2014년(27.3명)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자살률은 2021년(1.2%) 이후 2년 만에 올라갔다. 통계청 임영일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에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부분이 지속된 점과 정신적으로는 코로나19 이후 상대적인 박탈감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살률은 60대(13.6%), 50대(12.1%), 10대(10.4%) 등에서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자(38.3명)가 여자(16.5명)보다 2.3배 높았다.
10대와 20대, 30대에서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드러났다. 자살률이 오르면서 10대의 전체 사망자 수가 803명으로 0.9% 늘어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우리나라가 24.8명으로 전 세계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은 10.7명이었다. OECD 연령표준화 자살률은 OECD 기준인구를 바탕으로 연령 구조 차이를 제거한 사망률로 국가 간 비교에 쓰인다.
지난해 사망 원인 1위는 악성신생물(암)로, 암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3년 이후 계속 사망 원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암에 의한 사망자 수인 암 사망률은 166.7명으로 전년보다 2.5%(4.1명) 늘었다.
암 다음으로는 심장 질환(64.8명), 폐렴(57.5명), 뇌혈관 질환(47.3명), 자살(27.3명)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암 이외에 전년 대비 사망률이 증가한 원인은 패혈증(13.0%), 폐렴(10.4%), 만성 하기도 질환(5.1%) 등이었다. 교통사고와 같은 운수사고(-5.1%), 뇌혈관질환(-4.6%), 알츠하이머병(-4.2%) 등은 사망률이 줄었다.
다만 알츠하이머를 포함해 혈관성 치매 등 치매 사망률은 27.9명으로 1.0%(0.3명) 증가했다.
연령 구조의 영향을 제거한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충북(334.3명), 전남(332.7명), 강원(328.5명) 순으로 높았다. 사망률이 낮은 시도는 서울(256.8명), 세종(277.4명), 경기(286.0명) 등이었다.
암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시도는 경남(86.0명)이었고 가장 낮은 지역은 서울(72.6명)이었다.
자살에 의한 사망률은 충남(29.4명)이 가장 높고, 서울(19.0명)이 가장 낮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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