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낸 사례가 나왔다.
7일 문화체육관광부와 미술계에 따르면 물납된 미술품 4점이 8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반입된다.
지난해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납부하는 물납제가 도입됐다. 물납제는 상속세 납부세액이 2천만원을 초과하고 상속재산 중 금융재산가액보다 많으면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한다.
상속세 납세자가 관할 세무서에 물납을 신청하면 세무서가 문체부에 이를 통보한다. 문체부가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를 따져 물납 필요성이 인정되면 세무서가 납세자에게 허가한다.
이번에 물납된 미술품은 올해 1월 서울 서초세무서에 물납 신청된 10점 중 4점이다. 문체부는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와 민간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심의위를 거쳐 10점 중 4점에 대해 물납 필요성을 인정했다.
미술품은 중국 작가 쩡판즈의 '초상' 2점과 한국 작가 이만익(1938∼2012)의 '일출도'(1991), 전광영의 한지 조각 '집합'(Aggregation)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납세자가 물납 신청한 미술품 중 학술·예술적 가치와 활용도, 작품 보존 상태 등을 검토해 물납 적정성 여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쩡판즈의 작품은 이번 물납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이 처음 소장하게 됐다.
문체부는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내는 첫 사례가 나옴에 따라 앞으로 이 제도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20년 5월 간송미술문화재단이 보물 불상 2점을 경매에 내놓은 것을 계기로 문화재·미술품 상속세 물납제 도입 주장이 문화계에서 본격화됐다. 이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이건희 컬렉션' 기증 이후 물납 허용 요구가 높아졌다. 이에 2021년말 국회에서 2023년 1월 1일 이후 상속 개시분에 대해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상속세를 미술품이나 문화재로 대신 납부할 수 있는 물납 특례가 포함된 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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