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 풀기에 기지개 켜는 원자재
구리 한달새 8% 급등…금·은 '12년만 최고'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이어 중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자 금과 은, 구리 등으로 투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재 블랙홀'인 중국 덕분에 철근, 비철금속 등도 함께 상승세를 타면서, 원자재 투자가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1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전날보다 0.5% 오른 2639.3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2600달러를 넘어선 금값은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날 국제유가도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 허리케인 밀턴 여파로 4% 가까이 뛰었습니다. 구리 가격은 최근 한 달새 8% 넘게 급등해, 9800달러대를 돌파했다가 다시 소폭 내린 9507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월가에서는 금과 은, 구리 등 금속의 동반 랠리가 더 높이 오래 갈 수 있다고 베팅하고 있는데요. 11일 <투자의 재발견>에서는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산업본부장과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선임 연구위원과 함께 원자재 투자법을 살펴봤습니다.
● '원자재 슈퍼사이클' 올까…"연착륙 vs 경착륙, 방향 살펴봐야"
금 상무와 윤 연구위원은 먼저 "각 원자재 마다 가격 영향 변수들이 다양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원자재 투자를 인플레이션 헤지, 또는 자산배분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개별 원자재의 수요-공급 이슈를 꼭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원자재는 크게 4가지 종류(에너지, 귀금속, 산업용금속, 농산물)로 분류됩니다.이 중 금은 달러의 방향성과 가장 맞닿아 있는데,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금 가격 전망치를 기존 2,700달러에서 2,900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금 상무도 "달러 약세가 더 이어진다면 금은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 경기 부양책과 가장 민감하게 반등하는 종류는 구리와 알루미늄입니다.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은 코브레 파나마 구리 광산 폐쇄 등의 여파로 정체됐습니다. 구리 공급 부족사태가 임박했다는 경고음이 나오면서 구리값도 뛰는 것이죠. 다만 금 상무는 "장기로 봤을때 구리 매장량이 고갈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농산물의 경우 종합지수가 2022년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대두, 밀 등 3대 곡물이 올 3분기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신 코코아와 커피 등은 가격 변동이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농산물 내에서도 분리해서 투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 "지금 가장 뜨거운 것은 구리…장기적으로 金 유효"
그렇다면 원자재 투자는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요? 금 상무는 "현물 가격가 연동되는 선물에 투자하는 것이 편리하다"며 "선물에 연동하는 ETF나 펀드, 그리고 원자재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원자재 중 금은 금리가 빠졌을 때도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산 중 하나, 일부는 장기 보유로 끌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고 했습니다. 반면 에너지나 산업용금속, 그리고 농산물은 수급 이슈에 따라 단기 트레이딩에 나서는 것이 더 유효하다는 설명입니다. 에너지는 중국과 중동지역 불안 등 단기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겨울 한파 이슈가 부각되기 전까지 전 세계 석유시장은 비수기라고 보았습니다. 최근으로 보면 커피나 코코아 같이 수요가 살아있거나, 구리와 알루미늄 등이 단기 트레이딩할 만 하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윤 연구위원도 "장기적으로 보면 우상향하는 흐름이 있는 만큼 자산배분의 용도로 원자재 투자를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최근 금값이 많이 오른 편이어서 단기적으로 투자에 조금 부담된다고 보았다"며 "그에 비해 중국 경기부양 정책과 AI발 데이터센터용 수요가 살아있는 구리를 주목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다만 윤 연구위원은 "단기 수익률에 집중하는 경우 투자에서 일종의 투기로 넘어갈 수 있어 자산 배분의 관점에서 원자재 투자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전체 내용은 다음 링크를 통해 한국경제TV <투자의 재발견>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ObP7LA55SA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