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7월까지 건강보험 재정이 9천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정부지원금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재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 말 현재 보험료 수입은 53조5천653억원이었다.
같은 시점에 보험료 지출은 54조4천292억원으로, 수입에서 지출을 뺀 당기 수지는 8천639억원 적자가 된다.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2018년 1천778억원 적자를 낸 뒤 이듬해 사상 최대 규모인 2조8천2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20년(-3천531억원)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김미애 의원은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건강보험은 2018년부터 건강보험 재정은 당기 수지 적자를 기록했다"며 "2020년 정부 지원금 9조2천억원을 투입하는 등 이후 정부 지원금 규모를 계속 늘려왔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케어'는 문재인 정부가 2017년부터 시작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이다. 여당은 선택 진료비나 상급 병실료 등 규모가 큰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돼 보장성은 높아졌지만, 그만큼 재정이 많이 소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2021년부터는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아직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건강보험공단 측은 정부지원금을 7개월분을 받았다고 가정하면 당기 수지는 3조828억원의 흑자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도 올해 수지 역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복지부는 올해 4월에 낸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년) 2024년 시행계획' 자료에서 올해 건강보험 당기 수지는 2조6천402억원 흑자일 것으로 추산했다.
복지부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올해 건강보험료율(소득의 7.09%)과 수가(의료서비스 제공 대가) 인상률(1.98%)이 유지되고, 정부지원금이 12조2천억원 들어간다는 가정 아래 이런 계산을 했다.
다만, 복지부는 흑자를 예상하면서도 의료 공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운영 상황이나 의료 이용 변화 등을 고려해 지속해서 재정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미애 의원은 "정부 지원금을 받으면 흑자라는 설명은 왼쪽 주머니의 돈을 오른쪽으로 옮기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동일 뿐"이라며 "정부 지원금은 국민 세금이라는 인식을 명확히 하고, 이를 제외하고 건강보험 재정 관리를 따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7월 말 현재 27조1천338억원으로, 지난해(27조9천977억원)보다 소폭 줄었으나 아직 넉넉한 상황이다.
정부 추산대로 올해도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를 기록하면 누적 적립금은 30조6천379억원이 된다.
지급 준비금으로도 불리는 누적 적립금은 부족한 보험급여 비용을 충당하거나 단기 유동성 악화로 지출할 현금이 모자랄 때 쓰인다.
적립금이 늘 것이라는 추산이 나왔지만,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 인구 감소로 보험료 수입이 줄고,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의료비 지출이 늘 것을 고려하면 재정 전망은 어둡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정부는 연간 외래진료를 365회 초과해 받는 경우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올리는 본인 부담 차등제와 지출 효율화 등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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